• 美 ‘제3의길’, 北은 ‘수위 조절’...본격적인 탐색전 시작
美, 외교적 해결책 강조했지만...
북미 물밑접촉 재개 유인 부족해
北 ‘적대시정책 철회’ 내걸었지만
美 ‘대북제재 유지’·‘억지력’ 강조
조 바이든 미국 정부가 대북정책 검토를 끝내면서 북한과 신경전이 고조되고 있다. 사진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의회연설을 하고 있는 바이든 미 대통령(위쪽)과 지난달 8일 당세포비서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AP·연합]

북한과 미국이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본격적인 탐색전에 돌입한 모습이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기조 일부를 공개했고, 북한은 이에 반발하면서도 나름 수위를 조절하는 듯한 반응을 보이는 등 가벼운 치고받기를 펼쳤다.

미국은 북한의 반발에 다시 대북정책 기조는 적대가 아닌 해결이 목표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관련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적대가 아닌 실용적 외교접근’을 강조함으로써 대화를 통한 북핵문제 해결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접근법이 북한을 협상테이블로 유인하기 어려울 것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제8차 노동당 당대회에서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강조하며 미국이 적대시정책을 철회해야 대화에 응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접근법은 ‘대북제재 틀에서 대화 모색’이라는 과거 접근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국장은 동맹과 협력을 통한 북핵위협 대응을 강조한 바이든 대통령의 의회연설을 두고 “미국이 반세기 이상 추구해온 대조선적대시정책을 구태의연하게 추구하겠다는 의미가 고스란히 담겨있다”고 비난했다.

바이든 행정부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일괄타결도, 전략적 인내도 아니다”며 과거 대북접근법과 차별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대북제재 틀 내에서 대화모색’과 ‘단계적 접근법’은 민주당과 공화당을 막론하고 미 행정부가 지속적으로 추진했던 대북접근법과 일맥상통한다.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북미 모두 서로의 대화 조건을 양보하지 않았다”며 “결국 미국은 제재로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이끈다는 전략을, 북한은 자력갱생과 국방력 강화로 미국을 대화로 유인한다는 전략을 고수해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쉽게 대북 유인책을 내밀지 않을 것이란 얘기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걸음 양보해 물밑접촉이 성사돼도 대화가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선 신뢰구축 및 관계개선, 후 비핵화’를 고수하고 있는 반면 미국은 ‘선 비핵화, 후 관계개선 및 신뢰구축’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마커스 갈라우스카스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기본적으로 북한과 미국이 정의하는 적대시정책의 근본이 다르다”며 “북한의 연쇄 담화는 미국이 인권문제를 언급하는 것 자체도 적대시정책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는데 대화의 조건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북미 간 교착상태가 장기화되더라도 북한이 소통채널을 닫아버리지 않도록 대화의지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전직 외교관료는 “의제를 두고 교착상태가 지속되더라도 북한이 협상테이블을 깨고 대화의 문을 닫아버리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야 미국도 입장 변화를 보일 만한 운신의 폭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일례로 북한은 지난 2019년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같은 해 10월 스톡홀롬 실무협상에서 이 같은 인식 차이가 해결되지 않자 미국과의 대화를 단절해버리기도 했다.

문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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