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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배구로 세계를 만난다_in 스위스①] (38) ‘꿈은 이루어진다’ FIVB 방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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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B(국제배구연맹) 내부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꿈으로만 여기던 일을 실제로 하게 되니 감개무량했다.


크로아티아에서의 모든 일정을 마치고 스위스 취리히로 이동했다. 당시 코로나19 때문에 한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하는 국가들이 늘어나면서 '혹시 못 가는 거 아니야?'라는 불안감을 갖고 있었다. 다행히 앞선 기사에서도 말했듯이 필자는 한국을 떠난 지 꽤 됐고 코로나19 위험국가들도 방문하지 않았기 때문에 큰 문제없이 국경을 넘을 수 있었다.

국경을 넘으면서 에피소드가 하나 발생하기도 했다. 필자의 좌석 앞에 중동 사람으로 보이는 남자 한 명이 있었다. 가는 내내 자꾸 불안한 모습을 보여 ‘왜 저러지?’라고 생각했는데, 스위스로 들어가기 전 마지막 국경 검문에서 경찰에게 잡혀 수갑이 채워져 끌려나가고 말았다.

알고 보니 위조여권을 소지하고 있었다고 했다. ‘요즘 시대에도 위조여권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니.’ 실제로 이런 장면을 목격하니 좀 놀랐다. 필자가 배구 세계여행을 하면서 느낀 것 중 하나는 한국은 정말 여행하기 좋은 여권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라는 점이다. 지금까지 꽤 많은 국가를 여행했음에도 사전에 비자를 준비해야 하고 필요한 국가는 볼리비아가 유일했다. 한국은 정말 ‘여권 최강국’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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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바라본 FIVB 건물의 모습.


꿈은 이루어진다!

필자는 이 세계 배구여행 프로젝트를 2년여 준비했다. 한국에서 1년 나머지 1년은 호주에서 악착같이 일을 하며 여행자금을 모았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몇 개 있었다. 그중 하나가 바로 ‘국제배구연맹(FIVB)’을 방문하는 것이었다. 배구선수 출신의 대학생으로 지구촌 배구를 관장하는 곳을 꼭 몸소 찾고 싶었다.

FIVB는 스위스 로잔에 위치해 있었는데, 그곳은 관광지로는 유명하지 않다. 국제 비즈니스로 유명한 도시였고,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올림픽 박물관이 위치해 있다.

필자가 묵었던 숙소에서 버스를 타고 30분 정도 가니 FIVB가 나왔다. 주위는 평범한 스위스 가정집들이 많았고, 바로 앞엔 바다와 같은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갖춘 레만 호수가 보였다. 분위기 자체가 ‘평화로움’ 그 자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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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VB 회장을 만나고 싶었지만 당시 출장을 떠나 만날 수 없었다. 아쉬움이 커 회장실 앞에 있는 사진과 트로피를 찍었다(좌). 그리고 입구 반대편에서 바라본 FIVB의 모습(우). 건물 자체가 아름답다는 느낌을 받았다.


FIVB(국제배구연맹)

버스정류장에서 5분 정도 걸어가니 입구가 보였다. ‘꿈만 꾸던 곳을 내가 방문하다니.’ 감개무량했다. 심호흡을 하고 초인종을 눌렀다. 어떤 남자 분이 나와 문을 열어줬고, 어떤 용무인지를 물었다.

필자는 늘 그렇듯 소속과 여행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자 그는 놀란 표정을 지으며 “대단한 프로젝트를 하고 있네요. 여행한 지 얼마나 됐고 지금까지 몇 개국을 취재를 했죠?”라고 물었다. 신이 나서 답변을 쏟아냈다. 다른 사람이 자신이 하는 일을 인정해줄 때, 그것도 같은 직종의 사람이 그렇게 한다면 그 희열은 말로 표현이 안될 정도로 크다.

잠시 기다리니 한 여성 분이 다가왔다. 이름은 나다 사벨라(Nada Sabella)였고 FIVB에서 미디어 오퍼레이션 매니저(Media Operations Manager) 역할을 맡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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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에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좌)와 올림픽 박물관(우)이 위치하고 있다. 시간이 되면 방문해보길 추천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올림픽 박물관이 좋았다.


필자가 FIVB에 대해서 알고 싶다고 말하자, 그녀는 사무실로 안내했고 이내 긴 설명을 시작했다.

“FIVB는 1947년 프랑스 파리에서 출범되었어요. 당시 배구를 국가 스포츠로 발전시키길 원했던 14개 국(벨기에, 브라질, 체코슬로바키아, 이집트, 프랑스, 네덜란드, 헝가리, 이탈리아, 폴란드, 포르투갈, 루마니아, 우루과이, 미국, 유고슬라비아)의 배구협회들이 의견을 모아 탄생했죠. 1984년 회장님이 바뀌면서 프랑스 파리에서 스위스 로잔으로 사옥을 옮겼고요. 그리고 지금까지 쭉 이곳에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이어 필자는 직원을 뽑는 시스템이 어떻게 되는지와 몇 명의 직원과 몇 개의 부서로 운영이 되고 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국제배구연맹이라고 다른 곳과 크게 다른 점은 없어요. 채용공고 사이트의 직원을 구한다는 글을 올리거나, 능력이 출중한 사람은 스카우트하기도 하죠. 조금 다른 점이 있다고 하면 최대한 다양한 국가의 사람을 뽑으려고 해요. 직원은 총 63명이고 부서는 15개로 운영되고 있어요.”라고 설명했다.

현재 아시아쪽 직원은 중국 3명, 일본 2명, 필리핀 1명, 호주 1명이 있다고 했다. 출범 후 지금까지 한국인 직원은 몇 명 없었다고 했다. 한국의 경제적 위상이나 배구수준을 보면 적어도 한 명 이상은 FIVB에서 근무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따듯한 직원들 그리고 또 다른 꿈

이외에도 필자가 그동안 개인적으로 궁금했던 점들을 물었고, 그녀는 끝까지 친절하게 답해줬다. 인터뷰 후에는 간단하게 내부 구경을 시켜주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게 배려해줬다. 코로나19 때문에 시기도 좋지 않았고, 예약 없이 불쑥 찾아왔는데도 그들은 모두 환한 미소로 필자를 반겨주며 인사했다.

스위스 자체가 주는 평화로움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도 전파된 것일까? FIVB는 취재하는 내내 정말 행복했다. 이런 내게 사벨라는 “한국인이 이곳을 방문한 것은 기억에 없다”며 필자가 찾아온 것이 신기하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이 대목에서 개인적인 속내를 밝히는 것이 정직할 듯싶다. ‘훗날 혹시 기회가 된다면 꼭 이곳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 인생목표가 하나 추가된 것이다. 그리고 필자가 아니더라도 한국인이 국제적으로 활동을 많이 해서 세계 배구의 흐름을 읽어 한국배구를 발전시키는 데에 힘을 실어줬으면 하는 소망도 있다.

좋은 기운을 얻은 만큼 남은 취재들도 최선을 다하자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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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라켄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융프라우(좌)와 피르스트(우)의 모습. 경이롭고 아름다운 설산의 모습과 분위기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다.


끝으로..

스위스는 물가가 정말 비싼 편이다. 필자와 같은 가난한 여행자들에겐 더더욱 부담된다. 나는 ’취리히, 루체른, 인터라켄, 융프라우, 그린델발트, 피르스트, 뮤렌, 이젤발트, 로잔‘ 순으로 여행을 했는데 투어비 포함 모든 여행경비가 정말 비쌌다. 하지만 그만큼의 값어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대신 날씨 운이 따라줘야 한다는 것을 참고했으면 좋겠다. 만약 일정이 짧고 금액이 부담된다면 ’인터라켄‘을 강추한다.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가는 스위스 도시이기도 한데, 정말이지 경이롭고 아름다운 자연을 바라보며 난생처음 느끼는 감정들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 FIVB 취재 짧은 동영상


■취재는 코로나19 상황이 악화되기 전 진행한 점 참고 바랍니다. 사정상 배포가 늦어진 점 양해 바랍니다.

* 장도영은 대학 1학년까지 배구선수였던 대학생입니다. 은퇴 후 글쓰기, 여행, 이벤트 진행 등 다양한 분야를 적극적으로 체험하면서 은퇴선수로 배구인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 장도영의 세계 배구여행은 연예기획사 월드스타엔터테인먼트(WORLDSTARENTERTAINMENT)가 후원합니다.
*** 현지 동영상 등 더 자세한 세계 배구여행의 정보는 인스타그램(_dywhy_), 페이스북(ehdud1303), 유튜브(JW0GgMjbBJ0)에 있습니다.

sport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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