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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류세 등 고유가 대책 ‘헛바퀴’ 우려
MB 정유사·주유소 가격체계 지적
유류세카드 관련부처 부정적

유통구조 개선은 효과 미미


국제유가 상승으로 국내 휘발유값이 천정부지로 오르고 대통령이 직접 정유사, 주유소 등의 가격 체계 점검을 지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하기만 하다. 우리나라 기름 산업은 천수답 논과 마찬가지여서 뾰족한 수가 없다.

▶유류세 인하…재정부, 지경부 모두 ‘부정적’=휘발유 등 국내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가 비중은 약 40%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으니 다 수입한다. 가격을 조절할 여지가 없다. 우리가 해외에서 자원개발한 원유를 들여오면 비용을 훨씬 줄일 순 있지만 우리의 자주개발률은 10%에 불과했다. 올해도 13% 선에 그칠 전망이다. 

중국산 저가 석유제품을 도입하는 방안도 있지만 환경기준 문제가 걸린다. 2008년에도 저가 석유제품 수입을 활성화하기 위해 환경기준을 낮추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대기환경을 악화시킨다는 반대 여론 때문에 결국 무산됐다.

역시 가격 인하에 가장 효과가 큰 것은 세금이다. 석유제품 값에서 관세, 수입부과금, 유류세 등 정부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50~55%나 된다. 그러나 기획재정부, 지식경제부 등 관련부처 모두 부정적이다. 14일 재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나라 유류세는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편도 아니며 종량세이기 때문에 유가에 미치는 영향은 중립적이어서 인하조정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산업계를 담당하는 지경부 관계자 역시 “석유 소비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서 유류세 인하는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석유 유통구조 개선…가격 인하 효과 ‘미미’=가장 다양한 방안이 나올 수 있는 부분은 석유 유통단계 구조개선이다. ▷정유소ㆍ주유소 거래구조 개선 ▷주유소 혼합 판매 활성화 ▷자가폴, 셀프, 마트 등 원가 절감형 주유소 확대 등 대책이 검토ㆍ시행 중이다. 그러나 이 역시 한계는 있다. 전체 석유제품 가격에서 유통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5%에 불과하다. 효과가 있더라도 전체 석유제품 가격에 미치는 영향은 적어 소비자가 체감하기 어려울 수 있다. 석유제품 거래에 붙는 1.5%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에 대해서도 금융위원회는 부정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나머지는 유가 보조금이나 취약계층 에너지 비용 지원 등 석유제품 가격과 직접적 영향이 없거나, 주요 사용 에너지원 전환과 에너지 시설 효율화 등 중장기 방안 정도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정부 대책은 ‘공회전’하는 가운데 치솟는 유가로 소비자 고통만 가중될 것으로 우려된다.

조현숙 기자/newea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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