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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인호의 전원별곡]제1부 땅 구하기-(30)전원명당 찾는법, 풍수에게 물어봐
풍수지리적으로 볼 때 내 가족이 안주할 전원 명당 터는 어떤 곳일까. 또 어떻게 찾아낼 수 있을까.

먼저 지기가 장한 명당 터는 입자가 고운 흙이 나와야 한다. 특히 흙도 돌도 아닌 비석비토(非石非土)를 ‘혈토’라고 하는데, 혈토가 출퇴되는 곳은 명당 중에서도 으뜸 명당으로 꼽힌다. 혈토는 눈으로 보면 돌처럼 단단해 보이나 조각을 내어 손으로 비벼보면 밀가루처럼 곱게 부서져 부드러운 흙으로 변한다. 색깔도 청,적,황,백,흙 등 오방색이 찬란하면서 견밀하다. 또 기름을 뿌린 것 같이 흙의 단면에서 윤기가 난다.

명당은 계절에 따른 기후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온도도 일정하게 유지되어 언제든지 생명이 태어나 자랄 수 있다. 겨울 산행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겨울에도 특정 터에 진달래가 피어있는 것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바로 그런 터가 명당이다.

겨울에 명당을 찾아낼 수 있는 또 한가지 방법은 눈을 자세히 관찰하는 것이다. 눈이 빨리 녹는 곳이 명당에 해당하는데, 이른바 ‘괴혈(怪血)’이다. 대동풍수지리학회 고제희 원장은 “괴혈은 혈이 있을 법한 자연조건을 전혀 갖추지 못한 곳인데도 우연찮게 혈을 맺은 곳으로, 신속하고도 강력하게 발복한다”고 말한다.

이 괴혈을 찾으려면 눈쌓인 겨울에 산과 들로 나가 눈이 빨리 녹은 곳이 어디인지 살펴본다. 겨울에 산행을 하다보면 대개 눈이 녹고 바람은 잠자고 햇볕이 잘드는 양지바른 곳을 찾아 쉬면서 점심이나 간식, 물 등을 먹는다. 이 때 한겨울인데도 젖은 옷을 벗고 있어도 춥지않다. 바로 명당이다. 눈이 빨리 녹는 곳은 흙심이 깊고, 바람이 잠자는 곳은 지기가 갈무리되어 괴혈일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는 국토의 약 65%가 산으로 이뤄져 있다. 전원생활은 사실 산골살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그럼 산자락의 명당터는 어딜까.

산의 얼굴 쪽 땅에 복이 있다. 산은 얼굴과 등에 해당하는 사면으로 나뉘는데, 진산의 정기를 제대로 받으려면 산의 앞면, 즉 얼굴 쪽에 마을이 입지해야 한다.

산의 앞과 뒤를 구분하는 방법은 경사가 가파른 쪽이 등이고, 완만한 쪽이 얼굴이다. 또 산 정상에서 마을로 뻗어내린 지맥 중 기세가 활달하고 길이가 긴 주지맥은 항상 산의 얼굴 쪽에 자리한다. 또한 강과 내와 인접한 산은 남북 사면에 상관없이 큰물에 접한 쪽이 산의 얼굴이고, 그쪽으로 주지맥이 형성된다.

산을 가다가 산짐승이 새끼를 낳은 곳이 있으면 그 곳도 명당임에 틀림없다. 산짐승이 똥을 무더기로 싼 곳(괴혈)도 마찬가지다. 경계를 풀고 맘껏 배설할 만큼 땅의 기운 뿐 아니라 주변 환경 또한 풍수적으로 안락한 길지가 분명하다.

또한 날짐승 가운데 꿩은 ‘명당찾는 새’로 불린다. 꿩은 본능적으로 생기가 모인 혈을 정확히 찾아낸다. 따라서 꿩들이 땅을 파고 배를 비비며 놀거나 털을 뽑아 알을 낳은 장소는 좋은 자리다. 꿩은 매나 사람에게서 스스로를 보호하고 알을 부화해 새끼를 번식하는 본능이 있다. 그래서 꿩이 알을 낳은 장소는 생기가 뭉쳐 따뜻한 기운이 올라오고, 바람이 잠자는 곳이다.


오랜 세월 거센 비바람과 눈보라를 이겨내고 수백년 이상 뿌리를 내리고 가지를 뻗으며 우뚝 솟아있는 장수목이 입지한 터 역시 생기 충만한 풍수적 길지로 볼 수 있다.




산을 등지고 앞으로는 강과 내가 흐르는 배산임수의 지역에서도 물이 둥글게 감싸안듯 흐르는 곳이 부자가 될 명당이다. 이를 금성수(金星水)라고 하는데, 한강을 예로 들면 서울의 자양동, 동부이촌동, 압구정동이 금성수 명당이다.

하지만 전원주택 입지로 피해야 할 곳도 많다.

먼저 계곡가이다. 계곡물이 흐르는 곳은 A급 전원주택지로 인기를 끈다. 땅 값도 다른 곳에 비해 배 이상 비싸다. 그런데 이는 풍수적으로 볼 때 문제가 많다. 물은 소리를 내지 않고 흘러야 길하며, 유속은 머뭇거리듯 또는 뒤를 돌아보듯 천천히 흘러야 당내에 생기가 머물 수 있다.

이것은 바람도 마찬가지다. 바람의 흐름이 순해야 해를 입지 않는다. 낮에는 강바람이 산으로 불고 밤에는 산바람이 강으로 부는데, 계곡은 바람이 밤낮으로 이동하는 통로다. 따라서 계곡에 위치한 땅은 기가 머물지 못하고 쏟아져 흐르기 때문에 흉하며 그중에서도 계곡 입구는 기압차가 발생하는 경계지점이라 더욱 나쁘다. 절벽 위와 아래 역시 바람이 쉼없이 거세게 부는 곳으로 생기가 흩어져 좋지 않다.

역시 전원주택 입지로 삼가야 할 터 중 하나가 산골짜기 초입이다. 이런 곳을 지리학에서는 선상지(扇狀地)라고 하는데, 물과 논밭이 있고 앞이 트여 경치가 아름다우며 교통까지 편리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주택을 짓고 살기에 좋은 터로 보인다. 산이 끝나면서 평야가 열리고 그 가운데를 냇물이 흐르는 곳이다. 대동풍수지리학회 고제희 원장은 “바람은 온도가 낮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흐르기 때문에 낮에는 산으로, 밤에는 들로 밤낮으로 이동한다”며 “선상지는 늘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생기를 흩어놓기 때문에 사람이 살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말한다.


산이 사방으로 가로막아 함지박 속에 들어앉은 것처럼 낮고 오목한 터 역시 사람이 살기에 적당하지 않다. 산이 너무 높아 일조량이 부족하고, 깊은 골짜기에서 계곡물은 밤낮으로 넘쳐나는데 바람이 막혀 있으니 음랭한 기운이 산안개로 변해 사람이나 초목을 병들게 한다. 이런 곳은 사찰터로 적합하다.

우리조상들은 집터의 길흉을 판단할 때 의외로 간단한 방법을 썼다. 먼저 집을 지을 터에서 생토를 편편히 고른 다음 사방을 1,2자 너비와 깊이로 네모지게 판다. 그리고 구덩이에서 나온 흙을 고운 가루로 만든 다음 다시 구덩이를 메운 뒤 땅을 누르지 말고 내버려둔다. 다음날 아침 구덩이를 살펴보아 메운 곳이 오목하게 들어가 있으면 흉한 땅이고, 볼록하게 솟아나 보이면 집을 지어도 좋은 땅이라고 판단했다.

일반적으로 토지는 남북이 길고 동서방이 짧으면 길하고, 반대로 동서방이 길고 남북이 짧으면 초기에는 흉하나 차츰 길해진다. 또 우축이 길고 좌측이 짧으면 부자가 되고, 좌측이 길고 우축이 짧으며 후손이 적다. 집 앞쪽이 넓고 뒤가 좁으면 가난해지고, 앞쪽이 좁고 뒤쪽이 넓으면 부귀를 누린다고 한다.

집터로 절대 금기시 하는 수맥의 경우 고양이와 개를 보고 판단할 수 있다. 고양이는 수맥을 좋아하는 반면 개는 싫어한다. 수맥이 교차하는 곳에 개집을 두면 밥을 잘 못 먹고 병에 걸려 일찍 죽기까지 한다. 따라서 개가 잘 자는 곳은 수맥이 없다고 보면 맞다.

(헤럴드경제 객원기자,전원&토지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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