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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許가 具할 수 있을까… 전경련 회장단회의 이익공유제 논의될 듯
서운한 집엔 발길이 가지 않는 법이다. 구본무 LG 회장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딱 그렇다.

지난 1999년 전경련이 LG반도체를 현대전자(현 하이닉스반도체)에 흡수합병시키는 안을 관철시키자 구 회장은 크게 섭섭해 했다. 이후 반도체의 ‘반’자도 꺼내지 말라고 했다. 12년 동안 전경련에 발길을 뚝 끊고 있는 이유다.

이런 구 회장이 오는 10일 하얏트호텔에서 열리는 올해 첫 전경련회장단회의에 참석할 지 주목된다. 서운함이 녹을정도의 세월도 지난데다 무엇보다 전경련의 새 수장이 한 뿌리인 GS그룹의 허 회장이라는 점에서 참석 확률이 그 어느 때 보다 커 보인다.

업계에서는 구 회장이 회장단회의 전날 또는 당일 막판에 전경련행(行)을 전격 결정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LG 측 분위기도 조금 달라지고 있다. LG 관계자는 “현재 결정된 것은 없다. 하지만 그럴(참석) 가능성에 대비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본무<왼쪽>, 허창수
허 회장으로서도 이번 회장단회의는 매우 중요하다. 회장 추대후 공식적인 첫 회장단회의에 구 회장이 참석한다면 향후 전경련 행보에 날개를 달 수 있다. 허 회장은 지난달 24일 회장 선임 직후 “(전경련회의에 잘 참석치 않은 회장단에게) 앞으로 많이 참석하고 많이 도와달라고 할 것”이라고 답했다. 이후 구 회장에게 상당한 공을 들였을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이 전경련행 단안을 내린다면 4대그룹 총수 모두 참석하는 무게있는 회의가 될 가능성이 크다.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회의 후 만찬 호스트로 자리를 함께 하며 최태원 SK 회장도 참석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삼성 회장 역시 회의 참석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다만 현재 외국에 체류 중이라 참석 여부는 그가 10일 이전 귀국하느냐에 달려있다. 삼성 관계자는 “의전팀으로 부터 참석하실 것이라는 통보를 받은 것은 없다”면서도 “참석할 경우를 대비해 준비는 하고 있다”고 밝혔다.

4대그룹 총수가 다 회의장에 나타나면 이는 허 신임 회장의 데뷔무대가 성공적임을 뜻한다. 기업 투자활성화, 동반성장, 물가안정 등 정부의 잇단 압박성 요구에 직면하고 있는 전경련에 4대그룹 총수가 힘을 실어주느냐, 방관하느냐는 하늘과 땅 차이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회장단회의는 통상 10여명이 참석했는데, 이번에는 20여명선을 생각하고 있다”며 “행사가 다소 커질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첫 공식적 회장단회의는 최근 동반성장위가 압박하고 있는 ‘초과이익 공유제’와 관련한 업계 전반적인 여론을 수렴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반시장경제라며 비판 일색인 재계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고, 구체적인 공동 대응책을 모색하는 모습이 연출될 수 있어 보인다.

전경련 다른 관계자는 “회장단 회의와 뒤이어 진행되는 만찬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이익 공유제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겠나”라며 “따로 발표는 하지 않겠지만, 큰 틀의 공감대는 형성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영상 기자 @yscafezz>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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