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사능 유출 사고가 난 일본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설계와 안전성 검증을 맡았던 도시바의 기술자와 설계자가 30여년 전 원전 설계 당시 대지진과 쓰나미에 대비해야한다고 의견을 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폭로했다.
23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1970∼1980년대 후쿠시마 원전의 안전성을 검증했던 기술자(남.63)는 “사고와 지진으로 터빈이 파괴돼 원자로를 직격할 가능성을 고려해, 규모 9의 지진과 항공기가 원자로에 추락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고 건의했으나 상사가 거부했다”고 말했다.
이 기술자는 “상사가 ‘천년에 한 번 일어날까말까한 사고 가능성에 대비할 필요는 없다’고 일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안정성을 검증해서 보고했지만 원전 건설 당시 어떻게 반영됐는지는 알지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원전 설계 당시 이번과 같은 대형 쓰나미와 규모 9의 지진은 상상도 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이번 쓰나미는 14m가 넘었지만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이 상정한 쓰나미는 최고 5.5m에 불과하다.
또 1971년부터 순차 가동된 후쿠시마 원전 1-3호기와 5-6호기의 설계에 참여했던 도시바의 전 설계사는 “당시엔 규모 8 이상의 지진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했고, 10m가 넘는 쓰나미 가능성은 설계조건에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그는 “미야기현 온나카와(女川) 원자력발전소와 니가타(新潟)현의 가시와자키(柏崎)가리와 원자력발전소 등 다른 원전에서도 비상용 전원 등에서 후쿠시마 원전과 같은 약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헤럴드생생뉴스/onlinenew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