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멕시코만 마콘도 유정의 ‘디프워터호라이즌’ 원유유출 사고는 시추 파이프 파편 때문에 분출 방지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던 탓으로 밝혀졌다.
멕시코만 원유유출사고 원인을 조사해온 연방 진상조사위원회는 23일 공개한 551쪽짜리 보고서에서 시추시설의 분출방지기(Blowout PreventerㆍBOP) 오작동은 시추파이프 조각이 입구에 끼어 유정이 밀봉되지 못했기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노르웨이 분석기관 DNV가 진상조사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사고 유정에서 인양된 분출방지기 성능을 시험한 결과 설계와 작동에 결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출방지기는 유정 입구에 설치돼 있는 장비로, 폭발 사고가 발생했을 때 자동적으로 유정을 잠궈 원유 유출을 차단하는 일종의 밸브 역할을 한다.
이밖에 분출방지기 고장에 대비한 비상 조절장치 일부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DNV는 보고서에서 분출방지기의 설계와 기능상 오류를 지적했지만 특정 기업명을 거론하지는 않았다. 심해 시추기업 트랜스오션이 소유한 디프워터호라이즌 시추시설의 분출방지기는 미국의 유정 및 정유 장비기업인 캐머런이 생산했으며 트랜스오션이 유지ㆍ관리를 맡고 있었다.
DNV가 작성한 보고서는 마콘도 유전 운영업체인 영국계 BP를 비롯해, 책임 공방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캐머런과 트랜스오션, 그리고 미 법무부 및 피해 보상 원고 측의 검토를 받게 된다. BP 측은 연방법원에 자체 테스트를 추가로 허용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캐머런 측이 제3자가 아닌 이해 당사자에 의한 시험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한편 미 연방 진상조사위원회는 시추시설의 폭발과 원유 다량 유출 등 멕시코만원유 유출사고의 단계별 원인에 대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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