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의 입장 변화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연합군의 군사작전 지휘권을 인수하는데 합의했다.
나토를 ‘컨트롤 타워’로 리비아에 대한 군사 행동이 가능해지면서 국제사회의 리비아에 대한 압박 강도가 높아질 전망이다.
이런 가운데 영국이 오는 29일 나토 회원국과 아랍연맹(AL), 아프리카연합(AU) 등이 참여하는 ‘접촉그룹’ 회의를 열어 작전 지휘권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다음주가 리비아 사태 해결에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리비아에 대한 다국적군의 군사작전 지휘권이 진통 끝에 나토로 넘어갔다.
나토 회원국 가운데 유일한 이슬람 국가인 터키는그동안 나토 개입을 줄곧 반대했다. 압둘라 귤 터키 대통령은 미국ㆍ영국ㆍ프랑스 등 서방 연합군의 리비아 공습과 관련, “일부 서방이 경제적 이득에 따른 기회주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같은 이슬람 국가로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사태를 서방국가의 손에 맡길 수 없다는 의지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터키가 찬성으로 돌아서면서 24일(현지시간) 나토 28개 회원국들은 리비아에 대한 군사작전을 지휘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터키 의회는 나토의 리비아에 대한 무기 수출금지 감시를 위해 자국 해군력을 투입하는 파병안을 승인했다. 이 파병안은 리비아의 안전과 치안을 복원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기여하는 방안의 하나로서 자국군의 해외 파병권한을 정부에 부여하는 내용이다. 나토의 리비아에 대한 무기 수출금지 작전에 참여하기 위해 구축함 4척, 보조함 1척, 잠수함 1척 등도 파견했다.
엿새째 폭격을 이어가고 있는 서방 다국적군은 리비아 방공망 파괴에 이어 지상군 공습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4일 다국적군의 항공기들은 리비아 수도 프리폴리의 군사 시설에 대해 공습을 단행했으며 이날 비행금지 조치를 위반한 리비아의 군용기를 처음으로 파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ABC 방송은 프랑스 전투기가 리비아의 세 번째 대도시인 미스라타 상공을 지나는 군용기를 격추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은 격추된 리비아의 전투기는 단일 엔진의 가레브 기종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 관리는 현지 시각으로 이날 오후 1시40분께 프랑스의 라팔 전투기가 카다피 부대의 G-2 가레브 전투기를 식별한 뒤 미사일을 발사해 파괴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정보는 아직 ‘초기 보고’라서 확정된 사실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영국은 29일 나토와 아랍연맹(AL), 아프리카연합(AU) 회원국 등이 참여하는 ‘접촉그룹’ 회의를 열 예정이어서 다음주가 리비아 사태의 분깃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연합(AU) 회의에는 카다피 정권과 리비아 반군의 대표들이 참가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24일 안전보장이사회 전체회의에서 “이 회의가 리비아의 정전과 정치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이같은 소식을 전했다.
한편 카다피 측은 최근 다국적군의 공격을 중단시키기 위해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등 브릭스 국가에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언론은 카다피 측이 다국적군의 공격이 중단되면 리비아의 미래에 관해 협상에 나설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