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각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다시 불타오르면서 빠른 확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다국적군의 리비아 군사작전 시작 이후 첫 금요일인 지난 25일 이슬람권 휴일을 맞아 중동 각 지역에서는 격렬한 시위가 벌여졌다. 시리아에서는 집권당 바트당의 당사가 불에 탔으며, 요르단에서는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시리아, 정부군 발포로 20여명 사망=시리아에서는 남부에서 시작된 반정부 시위가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확산됐다. 25일 시위로 인한 공식 사망자수는 13명이지만 시위대는 25명이 숨졌다고 주장했다. 국제앰네스티(AI) 등 인권단체들은 최근 일주일새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남부 다라 지역에서만 최소 55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반면 다라의 한 의사는 지난 며칠간 150명 가량이 숨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다라에서 북쪽으로 10여㎞ 떨어진 타파스시에서 시위대는 수천명이 ‘정권타도’를 외치며 집권당인 바트당의 지방 본부 사무실과 경찰서를 습격해 불을 질렀다. 북부 해안 도시 라타키아에서도 시위대의 공격으로 바트당 지방 당사가 불에 탔다.
사태가 악화되자 26일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정치범 260명을 석방하고 다라 시에서 보안군과 경찰 병력을 철수하는 등 유화조치를 취했다. 하지만 성난 시위대를 잠재우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나바네템 필레이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이날 시리아 경찰의 발포와 관련 “시리아가 폭력의 악순환에 빠져들 위험에 처해있다”고 경고했다
▶요르단, 반정부 시위 이후 첫 사망자=요르단에서는 반정부 시위 이후 처음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26일 야당 세력은 정부와의 대화를 중단하겠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야당인 인민통일당의 사에드 티압 서기장과 무니르 하마르네 공산당 서기장 등 야권 인사 16명은 사망자 발생에 항의해 정부와 야권 간 협의기구인 전국대화위원회의 53인 위원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요르단 내무부는 수도 암만 나세르 광장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친정부 시위대 간 충돌 과정에서 시위대 2명이 죽고 경찰관 58명 등 약 120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반면 반정부 시위를 주도한 청년단체 등은 경찰이 친정부 시위대에 합세해 반정부 시위대를 공격,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야권은 마루프 바키트 총리 퇴진 등을 요구하며 지난 24일부터 시위를 벌이고 있다.
▶예멘, 대통령 퇴진 협상 곧 타결될 듯=예멘 수도 사나에서도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지만 다행히 대규모 유혈 사태는 빚어지지 않았다. 아부바르크 알-키르비 예멘 외무장관은 26일 성명을 통해 “대통령 퇴진 시기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오늘 또는 내일 타결될 수 잇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예멘 반정부 시위를 틈타 그간 예멘을 신흥 거점으로 삼아 활동했던 알카에다가 다시 발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르 지역의 한 주민은 알카에다로 보이는 남자들이 이들이 활동하는 산맥과 항구도시 아덴 사이의 마을을 장악했다고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도 미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예멘에 근거지를 둔 알카에다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신수정 기자/ssj@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