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14개 도시에서 식품과 식수에 대한 방사성 물질 검사를 시행하는 등 핵 오염 대응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26일에 이어 27일 중국 중국 동북부 헤이룽장(黑龍江)성에서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날아온 것으로 보이는 방사성 물질 요오드-131이 검출되면서 중국도 안전하지 않다는 인식이 고조되면서다.
중국 환경보호부 국가핵사고응급협조위원회는 26일 헤이룽장 성의 라오허(饒河)ㆍ푸위안(撫遠)ㆍ후린(虎林) 현 등 3개 검측지점에서 인공 방사성 물질인 요오드 131이 미량 검출됐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기는 했으나 평균치의 10만의 1 수준으로 건강과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별도 조치를 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관영 신화통신 등 중국언론들은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3주째로 접어들면서 그 원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이는 요오드 131과 세슘 137 등이 중국을 포함해 세계 곳곳에서 검출되고 있다”며 “중국은 핵 오염 방지를 위해 철저한 안전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위생부는 수도 베이징(北京)을 포함한 동북부와 연해지역 14개 도시에서 식품과 식수에 대한 방사능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또 각 성급 위생행정기관을 지정해 방사성 오염 검사와 치료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앞서 지난주 22일 푸젠(福建)성 샤먼(廈門)항으로 들어오려던 일본 상선에서 정상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핵 오염 공포가 확산됐다. 이 선박은 통관수속도 밟지 못한 채 일본으로 회항했다.
23일에는 도쿄에서 출발해 장쑤(江蘇)성 우시(無錫) 공항에 도착한 일본인 관광객 2명에게서 기준치를 초과한 방사성 물질이 검출돼 즉각 지정 병원으로 후송해 치료를 받았다.
중국 정부는 방사성 물질에 오염됐을 가능성이 큰 일본 5개 현에서 생산된 식품과 농산물 수입을 중단하는 한편, 방사능 관련 상식 등을 배포해 국민들을 안심시키는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방사능 공포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 17일 이후 소금 사재기 열풍이 불어 전국의 상점에서 소금이 동이 나는가 하면 약삭빠른 상인들은 이 틈을 타 ‘방사능 방지 제품’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인터넷에서는 중국판 ‘노아의 방주’ 티켓 판매 루머가 퍼지기도 했다. 이 글을 올린 누리꾼은 자신이 노아의 방주 제작에 참여했다며 중국 정부가 노아의 방주와 유사한 배를 티베트에서 건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티켓가격이 100만위안(약 1억7000만원)에 달해 상류층에서 거래되고 있으며 빠르면 내년 4월~5월 첫 항해를 시작한다고 말해 인터넷에서 논란을 일으켰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