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악한 환경 도마위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사태를 수습하고 있는 이른바 ‘결사대’ 작업원의 열악한 환경이 공개돼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요미우리신문ㆍ산케이신문 등 현지언론은 29일 원전 보안검사원의 말을 인용해 “원전 작업원들은 하루 2끼를 먹고 새우잠을 자면서 방사성 물질과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교체인력 확보 어려움으로 일당 40만엔(약 545만원) 제안도 나오고 있다.
후쿠시마 제1 원전 보안검사관사무소의 요코다 가즈마(39) 소장은 전날 후쿠시마 현 재해대책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2~26일 후쿠시마 제1 원전을 시찰했다”며 “현장에는 물과 식량 공급이 어려워 한때는 작업원 1명에게 제공되는 물의 양이 하루 1.5ℓ의 불과했다”고 밝혔다.
그는 “식수 양은 이후 개선됐지만 식사는 여전히 아침과 저녁 하루 2끼만 제공되고 있다”고 말했다. 아침식사는 비상용 비스킷과 야채주스 1병, 저녁은 ‘매직라이스’로 불리는 비상용 밥 1팩과 닭고기 등 통조림 1개로 대신한다. 샤워나 목욕도 하지 못하고 속옷 등 갈아입을 옷도 부족한 상태다.
잠은 원전 1호기에서 북서쪽으로 약 300m 떨어진 ‘면진중요동(免震重要棟ㆍ지진의 흔들림을 줄이는 건물)’의 긴급 대책실에서 새우잠을 잔다. 영하권 날씨에서도 담요 한 장에 의지하고 있다.
지진이 발생한 지난 11일부터 계속 원전에 머물고 있는 한 도쿄전력 사원은 “초반에는 23시간 근무하고 1시간 선잠을 잔 적도 있다”고 말했다.
요코다 소장에 따르면, 작업원들은 매일 오전 7시에 회의를 갖고 각 원자로의 상황과 작업 순서를 확인한다. 작업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취침은 오후 10시가 넘어서야 이뤄진다. 야간 작업원은 자지 않고 계기 수치를 감시한다.
또한 외부 방사선량이 매우 높아 면진동 바닥에는 납으로 된 시트를 까는 등 방사능 차단에 힘을 쏟고 있다. 건물 내부 방사선량은 시간당 2~3마이크로시버트로 제한하고 있다.
요코다 씨는 이 같은 가혹한 환경이 도쿄전력 사원은 물론 간부, 협력회사 직원까지 모두 동일하다고 말했다. 그는 “돕고 싶지만 이는 기본적으로 사업자인 도쿄전력의 문제”라며 “작업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필요한 에너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물자 보급을 늘리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주변의 방사선량이 많아 헬리콥터로 수송은 불가능하고 도쿄전력 버스로 운반하고 있다. 28일 현재, 후쿠시마 원전에는 도쿄전력과 협력회사의 작업원을 포함해 총 450명이 머물고 있다.
천예선 기자/che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