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맞은 것처럼’ 아프다는 실연의 슬픔이 과학적으로는 무릎에 커피를 쏟았을 대 느끼는 신체적 고통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팀은 실연을 당한 적이 있는 40명에게 헤어진 연인의 사진을 보여준 결과, 팔에 매우 뜨거운 것이 닿았을 때와 똑같은 뇌 부위의 자극이 일어나는 것을 발견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최신호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피실험자들에게 자신을 버리고 떠난 연인의 사진과 떠난 연인과 같은 성(性)의 친구 사진을 차례로 보여주고 나서 왼쪽 팔에 열을 가해 작열감을 일으키고 따뜻한 자극을 가했다.
이들은 피실험자들에게 각각의 자극을 평가하도록 주문하고 이들의 뇌를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했다. 따뜻한 감각과 친구는 대조되는 자극으로 사용된 것이다.
연구진은 “뜨거운 커피를 쏟는 것과 자기를 버리고 떠난 사람을 생각하는 것은 매우 다른 형태의 고통을 유발하는 것처럼 보일지 몰라도 실험 결과는 생각보다 훨씬 비슷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지난해 발표된 존슨 & 존슨 사의 진통제 실험 결과를 토대로 한 것이다. 이 회사는 공 패스 게임에서 배제된 사람들에게 자사의 진통제인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타미노펜)을 투여한 결과 거부당한 아픔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번 연구를 한 생리학자 에드워드 스미스 교수는 거부당한 아픔과 신체적인 고통이 똑같지는 않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비슷한 점이 있다면서 “거부당한 느낌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분노나 공포 등 다른 감정들은 통증 부위에 반응을 일으키지 않는다”고 말했다.
피실험자들의 뇌 스캔 영상을 보면 가벼운 촉각과 통증, 압력, 온도 등 다양한 감각들을 처리하는 2차 체감각피질의 반응이 드러나며 이밖에 온도를 감지하는 배후측 섬에서도 거부당한 느낌과 신체적 고통이 모두 감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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