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성으로 간편하게 목적지를 검색하고, 3D영상으로 실제와 유사한 화면을 제공한다. 스마트폰 못지 않은 터치감도 갖춰 짜증 속에 모음, 자음을 몇 번이나 눌러야 할 일도 없어졌다. 인터넷 검색 기능으로 인터넷 서핑을 비롯해 가장 싼 주유소나 정체 상황 등 각종 교통정보까지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컨버전스(convergence) 시대에서 스마트로 무장하고 있는 ‘디버전스(divergence)’의 진화를 엿볼 수 있다.
▶말만 하면 척척, 음성인식은 내비의 新 화두 = 음성인식 기술은 이미 오래 전 부터 개발된 분야다. 하지만 음성 인식률이 떨어져 소비자의 외면을 받아 왔다. 그러나 이제 음성인식 기술도 ‘스마트’해 졌다. 각종 명사는 물론 장애인의 병약한 목소리, 각종 사투리까지 이해할 만큼 기술 수준이 발전하면서 음성인식이 ‘터치’ 뒤를 이을 차세대 UI로 주목받고 있다.
내비게이션도 일찌감치 음성인식을 적용하고 있다. 내비게이션의 두 화두, ‘속도와 안전’이 모두 음성인식과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김병수 파인디지털 이사는 “내비게이션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안전’인데 음성인식이 터치 방식보다 한층 안전하고 빠르게 검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터치 등에 익숙하지 않은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음성인식 제품의 만족도가 크다는 게 김 이사의 설명이다. 그는 “지난해 매출 약 1000억원 중 19%가 음성인식 제품”이라며 “점차 음성인식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밝혔다.
▶3D는 내비 업계의 최대 효자 = 3D 지도는 이미 각 내비게이션 업체의 주력 모델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팅크웨어, 파인디지털 등도 각각 매출의 50%, 55%가 3D 제품에서 나왔다. 지난해 매출 2149억원을 달성한 팅크웨어의 경우 3D 내비게이션 매출 비중이 1년 사이 12%가량 성장하며 주력제품으로 발돋움했다. 스마트폰이 본격적으로 보급된 2009~2010년 당시에 내비게이션 업계는 3D를 앞세워 오히려 영향력을 키운 셈이다.
3D 입체영상은 시각적인 즐거움 외에도 길찾기 등 내비게이션 본연의 기능을 강화하는 측면이 크다. 팅크웨어 측은 “전국 주요 랜드마크와 지형을 높낮이까지 3D 입체영상으로 보여준다. 복잡한 고가도로 교통이나 고속도로 IC 등에서 2D 화면으로는 볼 수 없는 시각효과를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도로 방향이 복잡한 도심에서도 효과적으로 길을 찾을 수 있는 점도 3D의 강점이다.
팅크웨어는 태블릿PC급의 CPU인 코어 1GHz CPU를 탑재한 ‘아이나비 K9’를 선보였고, 파인디지털도 1.43GHz 급 CPU를 갖춘 ‘파인드라이브 iQ 3D 1000’을 출시했다. 파인디지털 관계자는 “3D를 구동하면서도 DMB, 음악감상, 동영상 감상 등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을 빠르게 수행하기 위해선 높은 CPU 성능이 필수”라며 “점차 CPU 성능도 크게 향상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인터넷 검색, 교통정보 제공…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능도 필수 = 내비게이션의 부가기능이 노래방, DMB 등에 국한됐던 시대는 끝났다. 팅크웨어의 텔레매틱스 콘텐츠 ‘티콘플러스’는 간단히 얘기하면 차 안에서 내비게이션을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는 서비스다.
인터넷뿐 아니라 실시간 교통정보, CCTV 교통영상 등을 확인하며 정체구간을 피할 수 있다. 유가정보, 주유소 위치 확인 등의 서비스도 실시간 업데이트된다.
팅크웨어 측은 “무선 와이파이와 3G통신망으로 스마트폰 등과 같은 통신 기능까지 제공해준다”고 말했다. 그밖에도 스마트폰 등에 적용되는 강화유리 패널을 채용해 스마트폰 등과 같은 터치감도 갖췄다.
통신 기능까지 갖추게 되면서 내비게이션도 과거 정보 제공형에서 ‘양방향 통신형’으로 진화하고 있는 셈이다. 팅크웨어 측은 “스마트 디바이스 못지 않은 기능을 제공하면서도 운전자에게 가격 대비 높은 효용성을 제공하고 있다”며 “스마트 내비게이션으로 진화하면서 소비자의 선호도도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수 기자 @sangs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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