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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사람>“외국어 유창한 비결요? 죽어라 외운답니다” 양혜빈 ‘더샘’ 내레이터 도우미
이제는 화장품 거리가 된 명동. 이 거리를 걷다보면 무심코 드는 생각이 하나있다. 뛰어난 외국어 실력과 쩌렁쩌렁한 목청으로 외국인관광객을 매장으로 흡수하는 화장품 내레이터 도우미, 과연 그들은 누구일까 하는 것이다.

명동 내레이터 도우미는 도우미 중에서도 특A급에 속한다. 하루 6시간 근무에 15만원 가까이 번다. 올해 경력 4년차인 더샘의 양혜빈(23) 씨도 명동을 호령하는 최고 내레이터 도우미 중 한 명이다.

서비스업이 천성이라는 앙혜빈 씨. 4년 전 우연히 화장품 내레이터 시장에 발을 들여놓은 그는 이내 실력을 발휘하며 화장품업계 러브콜 1순위가 됐다. ‘양혜빈이 뜨면 매출이 뛴다’는 말까지 퍼지면서 평일은 물론 주말이면 여러 화장품업체에서 그를 끌어가기 위해 애를 썼다. 그렇게 4년, 그는 한국화장품이 운영하는 브랜드숍 ‘더샘’의 정직원으로 채용됐다. 물론 업체 측의 제안에 의해 입사는 이뤄졌다.

그만의 경쟁력은 뭘까. 양 씨는 “내레이터 도우미 생활을 잘 하려면 건강, 적극성, 성실함 기본 3가지에 친화력까지 있으면 금상첨화다. 이 점에서 타고난 쾌할함과 낯가림이 없는 성격이 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면서 “굳이 고객을 매장으로 유인하겠단 생각보다 무거운 짐을 들고 가는 아주머니를 보면 짐을 들어주고 추운날 몸을 움추린 사람들을 보면 따뜻한 차 한잔을 건네다 보면 자연스럽게 매출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성을 기르기 위한 노력도 필수다. 양 씨는 “내레이터 전문회사를 통해 도우미로서의 기본태도나 고객응대 멘트는 배울수 있다. 하지만 외국어 부분은 개인적으로 피나게 노력해야 한다”면서 “한글로 된 문장을 외국어로 번역해서 달달 외우고 예상질문을 뽑아 답변까지 모두 암기한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금은 웬만한 질문에는 자연스럽게 답할 수 있다”며 “서당개 3년이면 풍월도 읊는다는 말은 정말 맞는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중국인은 샘플, 일본인은 볼펜, 파우치 판촉물을 선호한다는 영업비밀도 살짝 귀띔해 줬다. 

하지만 비지니스 세계는 냉정한 법. 매출을 높여주는 그만의 필살기도 분명 있다. 그는 “상권에 맞는 공략법을 알아야 하되, 기본은 형식이 아닌, 허물없이 다가갈 줄 아는 마음에 있다”고 충고했다.

젊은 층이 많은 상권의 경우, 친구나 연인들이 지나가면 그 무리 중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을 것 같은 사람에게 다가가 말을 걸고 아이콘택트를 한다. 물론 처음엔 그냥 지나가기 일쑤지만 두번째 지나갈 때 다시 아는 척을 해주면 세번째 지나갈 땐 100% 매장으로 들어온단다. 

중ㆍ장년층이 많은 시장상권에서는 ‘어머니, 아버지’ 호칭을 사용해 딸 같은 친근함을 내세운다. 짐을 들어드리고 안마를 해드리면 어려워하던 50대 이상 고객들도 쉽게 매장으로 향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아직 내레이션 도우미를 전문성보다는 외모로 평가하는 시각이 많아 아쉽다는 그는 “브랜드의 얼굴이라는 생각으로 자부심 갖고 일한다”면서 “서비스 분야에서 전문가가 돼 사람을 상대하는 일로 1인자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황혜진기자@hhj6386
/hhj6386@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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