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 임직원에 10년간 자녀 학자금 지원…“ 내부 고객 우선 배려” 파격적 복지제도 화제
CEO 2년차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사고뭉치(?)다. 남들이 전혀 예상치 못한 기발한 아이디어를 경영에 접목해 사람들, 특히 경쟁사들을 깜짝 놀라게 하기 때문이다. 그런 정 부회장이 또 대형 사고(?)를 쳤다. 임직원이 퇴직한 뒤에도 10년 동안 중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생 자녀 학자금까지 모두 지원하겠다고 선언한 것. 정 부회장의 통 큰 선언으로 가슴이 철렁한 재계의 눈과 귀는 정 부회장의 일거수일투족에 쏠리고 있다.
정 부회장은 “내부 고객을 우선 배려해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갖춘 최고경영자다. 퇴직 임직원을 향해 파격적인 복지제도를 내놓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 부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퇴직 후 자녀 학자금 걱정이 으뜸인데 신세계 임직원으로서 자긍심이 생길 수 있도록 학자금 지원 제도를 시행하자”는 말을 자주 했다.
하지만 2009년 신세계호의 지휘봉을 잡은 정 부회장은 말보다는 행동을, 이윤보다는 사람을 남기는 경영철학을 실천했다. 특히 임직원을 향한 정 부회장의 통 큰 경영도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엔 직원 임금을 국내 최고 수준으로 올리는 등 파격적인 임금 인상을 단행했다.
정 부회장은 또 연간 매출 200억원을 보장하던 서울, 인천, 광주 등 신세계 이마트와 백화점의 1, 2층 매장들을 밀어내고 사원과 협력업체 직원만을 위한 어린이집도 세웠다. 고객을 직접 대면하는 직원의 복지야말로 최선의 고객 서비스라는 경영철학 없이는 힘든 선택들이다.
정 부회장은 최근 개최한 경영전략회의에서 “유통업은 사람이 곧 설비이고, 사람에게 쓰는 돈은 투자”라면서 “이를 비용으로 생각하지 말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어린이를 위한 장난감 도서관 사업을 벌이는 등 사회공헌 활동도 적극적이다. 정 부회장의 이 같은 통 큰 경영은 상생경영, 소통경영 등 자신만의 고유한 색깔경영으로 빛을 발하고 있다.
그는 요즘 신세계의 최고경영자로서 첫발을 내디뎠을 때 공약했던 사항들을 하나 둘 꺼내들고 있다. 당장의 이윤을 남기기보다는 사람을 남겨야 한다는 경영철학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최남주 기자/calltax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