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준비 물리적 한계
SK텔레콤이 애플 ‘아이폰4’ 출시를 지나치게 서둘렀다는 증거(?)들이 곳곳에서 발견되고 있다. 그동안 안드로이드 운영체계(OS) 스마트폰 판매에만 주력해 온데다 충분한 서비스를 준비할 물리적 시간 자체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5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달 9일 아이폰4 출시(예약판매 기준)를 전후로 SK텔레콤을 통해 아이폰4를 사용하는 인터넷 카페 회원들과 약 2차례 면담을 가졌다. 이 과정에서 고객들은 ▷전용 애플리케이션 출시 ▷와이파이 보안 ▷단말기 버그 ▷교육 서비스의 개선 등을 요구했다. 갤럭시S 등 SK텔레콤의 기존 다른 스마트폰에 비해 아이폰4 관련 서비스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우선 전용 앱의 경우 아이폰4 사용자는 약 50~60개에 달하는 SK텔레콤의 전용 앱 가운데 멜론과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 서비스 되는 10여개의 앱만 사용 가능하다. 대표적인 ‘T맵’ㆍ‘T 스마트 월렛’은 상반기중으로, ‘T 백’ㆍ‘미니 T월드’는 4월중으로 출시될 예정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오픈 마켓인 ‘T스토어’는 앱스토어를 운용 중인 애플의 정책에 따라 사용이 쉽지 않을 수 있다”면서도 “나머지 스마트폰 전용서비스는 거의 대부분 순차적으로 출시될 것”이라고 전했다.
와이파이 서비스도 도마 위에 올랐다. 누구나 쓸 수 있는 ‘T와이파이’와 달리 유심 인증을 통해 보안을 강화한 ‘T 와이파이 시큐어’는 현재 아이폰4에서 사용이 불가능하다. SK텔레콤은 5월 중으로 서비스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마트폰 사용자 교육 프로그램인 ‘T 스마트 스쿨’도 아직 아이폰4를 지원하지 않는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 대상의 ‘T 스마트 스쿨’을 약 1000회 가량 진행했다. SK텔레콤 측은 애플과의 협의를 통해 4월중으로 아이폰4에 대한 사용자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이 이달 부터 휴대폰 1대당 보조금을 최대 4만원 가량 줄이는 정책에서 아이폰4를 제외한 것도, KT에 비해 아이폰4 요금이 최대 6만7600원(올인원 55 기준) 가량 비싸다는 지적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SK텔레콤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애플의 사후서비스(AS) 정책에 대해 소비자 불만이 많다는 이유로 출시를 거부해 왔다. 그러나 아이폰에 대한 SK텔레콤 고객들의 출시 요구가 빗발치고, 애플이 일부나마 국내 AS를 개선하면서 올해 전격적으로 출시를 결정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출시를 서두른 것은 맞지만 고객을 직접 만나 불편사항을 듣고, 빠르게 해결하고 있는 만큼 곧 개선 조치가 완료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