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등 영연방 4개국의 6ㆍ25 참전 노병 100여명이 처절했던 60년 전 그날의 전장을 찾아 옛 전우들을 다시 만난다. 낙동강 전선에 이어 두번째 적화위기 막아낸 임진강ㆍ가평 전투 6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다. 이들은 또 60년만에 유해로 돌아온 전우에게 가슴 벅찬 거수경례를 바칠 예정이다.
1951년 4월 22일 경기도 파주시 적성명 설마리 임진강 전선에 배치된 영연방 29여단의 글로스터셔 연대 제1대대와 제170 박격포대 C소대 장병들은 중공군 188사단 1개 사단 이상 적 4만2000명의 임진강 도하를 저지하고 중서부전선을 사수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하지만 중공군의 5차 공세에 밀려 임진강 교두보를 적에게 빼앗기고 글로스터셔 대대는 임진강과 감악산 사이의 요충지에 고립됐다. 적이 전력을 증강해 집중공격했음에도 25일까지 3일간 진지를 고수, ‘일당백’의 지연전을 펼쳤다. 분패했지만 서울로 향하는 길목을 지켜 서울함락을 저지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영국군 652명중 59명이 전사하고 526명은 포로가 됐다. 생환자는 67명뿐이었다.
영연방 27여단(영국 미들섹스대대, 호주 왕실 3대대, 캐나다 2경보병대대, 뉴질랜드 16포병연대)은 22일 중공군 공세에 맞서 가평에서 중공군 9병단 예하 118사단 병력을 사흘만에 패퇴시켰다. 적이 가평군 북방면 죽둔리 일대에서 호주군을 포위 공격했지만 끝내 지켜냈고 내촌 일대로 공격방향을 전환해 캐나다군을 공격했지만 중공군은 결국 25일 영국 미들섹스대대와 뉴질랜드 16포병연대 반격에 막대한 피해를 입고 퇴각했다.
임진강 전투와 가평전투를 기념하는 행사가 참전용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23일(적성면 영연방전적비), 24일(가평 영연방전적비)에 잇달아 열린다. 국방부가 주최하고 3군사ㆍ영연방 무관단 주관 아래 시행되는 이 행사에는 영연방 4개국의 장관급 인사를 비롯해 참전용사 및 가족, 현역군인 등 400명이 대거 참석한다. 우리나라측에서도 국방장관과 육군총장, 3군사령관, 군단장 등 주요 인사, 참전용사 등 250여명이 참석한다.
특히, 임진강 전투 당시 전사한 영국군 유해와 유품이 60년만에 발굴됨에 따라 영국군 참전 노병 100여명은 23일 열리는 60주년 기념행사에서 생사를 달리한 채 옛 전우와 대면하게 된다. 영국 보훈처는 ‘설마리 영웅’의 유해를 본국에 송환해 유가족을 찾을지, 부산 UN묘지에 안장할지를 검토하고 있다.
<김대우 기자@dewkim2>dewkim@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