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의 총사령관으로 총선을 1년 앞두고 치러져 중요도가 높아진 이번 재보선을 진두지휘해야 함에도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출마하게 된 데는 내년 대선이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는 그동안 야권의 유력 대권후보로 꼽혀왔지만, 지지율의 정체가 한계로 지적돼왔고 이를 타개할만한 계기가 필요했다는 주장이다.
따라서 손 대표는 이번 선거를 국민들에게 자신을 야권의 확실한 대선후보로 각인시킬 수 있는 기회로 보고 각고 끝에 출마를 결정하게 됐다. 패할 경우를 생각하면 피가 마르지만, 어려운 시국에 당을 위해 몸을 던지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확실한 대선주자로 ‘웅비(雄飛)’해야 한다는 명분 때문이다.
당의 한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되려면 죽을지 살지 모르는 고비를 최소한 세 번은 넘겨야 한다”며 이번 분당을 출마가 그중에 한 번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그의 출마를 놓고서도 당내는 물론 측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선당후사’의 자세로 나갈 때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이해받을 수 있다는 주장과 대표를 ‘사지(死地)’로 모는 모략이라며 반대하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하지만 손 대표가 출마를 결심하지 않을 수 없던 이유에는 경쟁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의 약진이 자극이 됐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 대표는 상대 후보에 대한 비방은 최대한 자제한 채 묵묵히 ‘낮은자세’로 바닥 표심을 다져 나서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미래지도자론’과 ‘행복한 중산층론’을 앞세우며 이번 선거를 ‘이대로가 좋다는 세력’ 대 ‘미래를 위해 바꿔야 한다는 세력’의 대결로 프레임을 짰다. 그 연장선에서 “이번 선거는 대한민국이 변하고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손학규의 생각에 대한 중산층의 신임선거”라고 밝히고 있다.
특히 손 대표는 중산층 공략 차원에서 홍보물을 통해 경기고, 서울대,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 보건복지부 장관 출신의 이력과 함께 첨단 벤처기업 단지인 정자동 ‘킨스타워’ 유치, 판교 테크노밸리 개발, 신분당선 연장사업 착공 등 경기지사 시절 치적을 홍보하고 있다.
이상화 기자/sh9989@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