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오는 28일부터 내달 6일까지 이명박 대통령의 특사로 네덜란드 등 유 럽 3개국을 방문하는 것은 다양한 정치적 의미를 담고 있다. 박 전 대표가 현 정부 들어 대통령 특사로 외국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우선 지난해 ‘8.21 단독 회동’ 이후 만들어진 이명박 대통령과 박 전 대표간 ‘화해 무드’가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박 전 대표는 올들어 이 대통령의 과학비즈니스벨트 원점 재검토 발언과 정부의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결정을 두고 ‘뼈있는’ 발언을 하면서 이 대통령과 대립하는게 아니냐는 관측을 낳았다.
하지만 청와대가 지난 달 직접 박 전 대표에게 특사 파견의 뜻을 전했고 박 전 대표도 이달 초 수락 의사를 밝힘으로써 ‘갈등ㆍ대립설’은 당분간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친박(친박근혜)계의 한 핵심 의원도 ”두 분간 원만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사 수락 및 발표 시점도 의미심장하다는 해석이다. 현 정부의 4년차 정국 운영에 중요한 풍향계 역할을 할 4.27 재보선을 앞둔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미래 권력’인 박 전 대표를 배려하는 듯한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칫 선거에 소극적일수도 있는 박 전 대표 지지자들을 투표장으로 유인할 계기를 마련한 게 아니냐는 것이다. 일종의 ‘간접지원’ 효과인 셈이다.
앞서 원희룡 사무총장이 지난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박 전 대표를 지지하면서 투표하지 않으려는 분들 가운데 더는 방관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는 사례가 광범위하게 확산되고 있다”며 “재보선에서 박 전 대표의 지지자들이 결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도 이 같은 전망과 맥이 닿아 보인다.
이와 함께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 전 대표의 정치적 위상을 더욱 높이는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예상된다. 특사로서 유럽 주요국가의 정상들을 만나면서 국제 사회에 한국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킬 수 있다는 얘기다.
예상과 달리 늦어지는 박 전 대표의 대권행보가 이번 특사활동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탄력을 받지 않겠느냐는 전망도 나온다. 박 전 대표는 또 당 특위 고문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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