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최근 식품 안전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 것과 관련해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체재 개혁’을 또다시 역설했다.
그는 지난주 열린 국무원 좌담회에서 멜라민 분유, 클렌부테롤 돼지고기, 하수구 식용유, 염색 만두 등 최근 연이어 발생한 식품사고를 언급하며, 중국의 사회적 신뢰와 도덕성이 어느정도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는지를 말해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원 총리는 “개혁ㆍ개방 30여 년동안 경제와 민주주의 등에서 큰 성과를 거뒀지만 도덕문화는 이와 비교할 때 성장이 크게 뒤쳐졌다”며 “국민의 소양과 도덕성이 낮으면 진정한 강국도 존경받는 국가도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이 현재 부패 등과 같은 난제를 안고 있지만 이는 다른 선진국들도 성장하며 겪은 과정”이라면서 권력에 대한 감시, 인력 배치 등 체제 개혁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도와 체제 개혁을 통해 부패가 싹틀 수 있는 토양을 없애야 하며 국민들이 정부를 비판하고 감시하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원 총리는 지난해 8월 광둥(廣東) 성 선전 개혁ㆍ개방 특구 30주년 기념 연설에서 이 같은 내용의 정치 개혁 필요성을 역설해 지도부 내에서 논쟁을 불러 일으킨 후 한동안 언급이 없었다. 하지만 최근들어 사회적 문제 발생시마다 이를 거론해 주목을 끌고 있다.
지난 12일 상하이 대형수퍼에서 색소와 방부제를 넣은 염색만두가 적발되면서 중국에서 먹거리 비상이 걸렸다. 중국 당국이 긴급 회수 및 전국적 조사에 나서며 진정국면에 접어들었으나, 17일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에서도 염색 만두 공장이 적발 돼 불량만두 파동이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희라 기자/hanir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