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직장인 작은권리찾기’(이하 작은권리) 대표 정영훈 변호사는 20일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에게 트윗을 남겼다. 트위터 스타인 박용만 (주)두산 회장에게도 마찬가지.
직장인들이 재보궐선거에 참여할 수 있도록 유급휴가 실시에 동참해달라는 요구였다. 트위터리안들은 무한RT(글 퍼나르기)로 환호했다. 카피라이터 조동원(@chochocopy)씨는 “신세계에서 동의해주면 나는 이마트 귀신이 될꺼다”라며 투표권 보장 유급휴가제 참여를 지지했다.
직장인들의 환호도 대단하다.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김진주(29ㆍ여)씨는 “하루 전체도 아니고 2시간 정도라면 기업에서도 큰 피해가 없을 것. 대기업 등이 적극 참여하면 투표율을 올리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며 긍정정인 입장을 보였다. 엔지니어 김석중(38)씨도 “정용진 부회장의 대답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대 격전지인 분당을 지역에 거주하는 회사원 이정호(31)씨도 “대기업들이 참여하면 우리 회사와 같은 중소기업도 동참하게 될 것”이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작은 권리는 재보궐선거일 2시간 유급휴가제를 선관위에 건의하고 기업들의 참여를 촉구하기 위해 지난 15일부터 협조공문을 발송해왔다.
신세계 두산 등 대기업들은 아직 감감 무소식이지만 일부 중소기업들은 파격적으로 2시간 유급 휴가제를 실시하겠다고 속속 발표하고있다. 나우콤은 국내 최초로 재보궐 선거 해당 지역 직원들을 대상으로 2시간 유급 휴가제를 실시한다. 문용식 나우콤 대표이사는 지난 18일 이같은 결정을 내리면서 “사회구성원으로서 당연히 할 일을 한 것 뿐”이라고 밝혔다.
노동ㆍ시민단체도 직장인 투표시간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과 참여연대는 작은권리와 함께 21일 오전 서울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행 근로기준법과 공직선거법은 노동자의 투표권 행사를 보장하지만 현실적으로 많은 직장인이 직장 내에서 투표시간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국민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기업의 노력이 뒷받침 돼야한다”고 ‘유급휴가 2시간 보장’을 촉구했다.
정부에도 투표 시간 보장을 위한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선거관리의 제반을 책임지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와 행정안전부는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나설 수 있도록 적극적인 투표 안내와 홍보는 물론이며 투표시간 보장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2012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당장 국회에서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기 위한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 국민의 참정권을 확대하기 위한 제도개선에 즉각 나서 투표율의 하락과 민주주의의 위기를 방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이태호 사무처장은 “투표장에 나오지 않는 국민을 탓하기 이전에 제대로 된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 미흡한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것이 선행돼야한다”고 말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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