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등과의 경쟁에서 앞선 국제허브(거점) 공항을 표방하고 나섰던 일본 도쿄의 하네다(羽田)공항이 본격적인 국제선 취항 6개월을 맞았지만 시련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교도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인천공항에 동북아 거점을 빼앗긴 일본의 공항을 대표해 도쿄 도심에서 가깝다는 이점을 안고 웅비의 날개를 펼쳤지만 꿈은 곧바로 꺾였다. 지난 3월11일 동일본 대지진에 의한 수요감소 영향으로 구미 항공사들의 일시 운항정지가 잇따르고 있는게 큰 원인이다.
우선 미국 노선의 발길이 크게 끊겼다. 델타항공은 로스앤젤레스 노선과 디트로이트 노선을 3월 하순부터, 미 아메리칸항공은 뉴욕 노선을 4월 8일부터 각각 일시 정지했다. 아메리칸항공은 4월 28일부터, 델타항공도 6월부터의 운항 재개를 목표로 한다는 뜻을 밝혔지만 아직 최종 결정은 불투명한 상황.
영국의 브리티시항공(BA)도 4월3일부터 5월 30일까지 런던 노선의 운항을 정지했다. 아시아 지역 노선도 싱가포르항공이 하루 두 번 왕복의 싱가포르 노선 중 한 노선을 3월 28일부터 5월 8일까지 정지시킨 바 있다.
에어캐나다는 대지진 이전에 벤쿠버 노선의 개설을 계획하고 있었지만 관광객 등의 수요가 생각보다 적어 무기한 연기됐다. 한 해외 항공기업 간부는 ”하네다 입지에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편리성이 높은 발착범위를 제공하지 못한다면 경쟁력은 저하할 수 밖에 없다”고 경종을 울리기도 했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지진 이후 하네다의 국제선 여객 수에 대해서 ”아직 정확한 집계를 낼 수 없지만 20~30%는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간부는 ”국제화 이후 노선 개설도 점점 늘어나 앞으로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되던 찰나였다”며 아쉬워했다.
국토교통성은 조기의 수요회복과 연결시키기 위해 외국정부와 항공사를 대상으로 정보발신 목적의 4개 국어 홈페이지를 개설, 일본 국내공항의 방사선량 등을 기재해 헛소문 방지에 애를 쓰고 있다.
하네다의 국제화와 관련한 문제 중 구미 노선의 발착범위가 심야와 새벽에 한정돼 있는 점도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관계자는 ”철도와 버스 등 공공교통기관과의 접속이 좋지 않다” 며 ’공항의 편리성 정도’ 를 지적하고 나섰다. 국토교통성에 따르면 구미 노선의 낮 시간대 이착륙은 빨라야 2013년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민 기자/suntopia@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