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롯데그룹이 해외 법인 직원의 공금횡령사건으로 비상이 걸렸다.
21일 미주헤럴드에 따르면 현재 롯데그룹은 롯데상사 및 롯데주류 미국 뉴욕 법인장을 맡고 있는 신양순 씨가 300만달러(약 30억원)의 회사공금을 유용한 정황을 파악하고 자체감사팀을 미국에 파견해 고강도 내사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에 따르면, 신양순 법인장은 지난해 11월께 약 300만달러로 추정되는 회사 공금을 빼내 재정난을 겪고 있는 ‘프레시아마켓’에 개인명의로 투자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프레시아마켓’은 교포인 스티브 박씨가 미국 서남주 지역에서 운영하는 한인 대형유통업체로 무리한 점포확장으로 재정난을 겪다 지난해 1월 관할 파산법원에 채무잠정 유보 신청을 한 상태다.
현지 한인사회에 따르면, 신 법인장은 지난해 4월 평소 친분이 있던 이모씨를 자금난을 겪고 있던 ‘프레시아마켓’ 스티브 박 대표에게 소개해 300만달러 투자를 유치시키면서 그동안 밀렸던 롯데상사 및 주류 측 체불금 120만달러를 결제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지난해 11월, 투자자 이모씨와 스티브 박 대표가 갈등 끝에 결별했고 이 과정에서 신씨가 공금을 빼돌려 개인명의로 ‘프레시아마켓’에 투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고위관계자는 “지난달 이번 사건에 대해 파악하고 현재 감사팀을 미국 LA 현지로 파견해 조사를 벌이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개인 공금횡령인지, 지급보증이 잘못된 건지는 더 조사해봐야 한다”며 말을 아꼈다. 그는 “잠정 중이던 신 법인장과 어제 연락이 이뤄졌으며 신 본부장으로 부터 경위 파악을 한 후 적절한 후속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 법인장은 지난 2001년 롯데상사 미주법인에 파견된 이후 지난 2009년 롯데주류의 미주시장 진입 업무까지 총괄하며 현지 법인대표를 맡아왔다. 미국 식음료ㆍ주류 시장에서 단기간에 롯데 제품의 점유율을 확대한 데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상사 미주법인은 37년전인 1974년 설립됐으며 그룹사의 미주지역내 모든 수ㆍ출입 무역 업무를 도맡고 있다. 지난 2000년 제과사업을 시작으로 미국내 식품사업을 시작했으며 2009년 그룹의 두산주류 인수 이후 주류 등 식ㆍ음료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황혜진 기자@hhj6386>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