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ㆍ강북, “명품ㆍ화장품 선호도 다르네~”
강북과 강남 소비자가 선호하는 명품, 화장품 브랜드가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17일 진행된 백화점 봄 정기세일 화장품과 명품 매출을 분석해본 결과, 강남에서는 ‘샤넬-키엘’을, 강북에서는 ‘루이뷔통-설화수’가 각각 매출 1등을 차지했다. 강남과 강북의 대표백화점인 롯데백화점 소공동 본점과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 봄 세일 매출을 분석한 결과다.우선 명품에서 보면, 롯데 본점에서는 ‘루이뷔통’이 매출 1위를 차지한 반면, 갤러리아 압구정점에서는 ‘샤넬’이 1위에 랭크됐다. 루이뷔통’과 ‘샤넬’은 국내 명품시장에서도 매출 1, 2위를 다투는 라이벌 브랜드다. 하지만 이 같은 지역별 상반된 결과가 나타난 것에는 마케팅 전략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백화점업계 한 관계자는 “루이뷔통은 대중적인 전략을 구사한 반면, 샤넬은 희소성에 초점을 맞춘 전략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즉, 루이뷔통은 초고가 라인은 물론 중ㆍ고가 라인의 제품까지 취급하면서 상류층은 물론 중산층 소비층까지 두루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
그 결과, 중산층 비중이 높은 강북에서 루이뷔통을 선호하는 현상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롯데 본점이 위치한 서울 명동 지역이 젊은층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도 샤넬보다 저렴한 루이뷔통 매출이 높았던 이유로 분석된다.
반면, 샤넬은 해외 본사에서 들여올 때부터 수요에 비해 공급량을 조절해 희소성에 중점을 둔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타인과 구별되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원하는 강남권 소비자에게 샤넬은 루이뷔통보다 더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밖에 없는 것. 소량 생산 방식을 고수하는 ‘에르메스’가 갤러리아 압구정점에서 3위를 차지했다는 점을 봐도 이 같은 해석은 가능하다.
A명품업체 관계자는 “샤넬의 경우 단골고객이 많아 신제품이 들어오기 전부터 대부분 수요 예측이 끝난다”면서 “안정적인 수요층을 확보한 데다 매장 규모나 수도 엄격하게 제한해 소수의 상류층을 대변하는 차별화된 브랜드로 평가받고 있다”고 말했다.
화장품에서도 강남과 강북은 국산과 외국산 브랜드의 선호 경향이 명확히 갈렸다. 롯데 본점에서는 아모레퍼시픽 ‘설화수’가 매출 1위를 차지한 반면, 갤러리아 압구정점에서는 로레알그룹의 ‘키엘’이 1등을 차지했다.
지역별 국산-수입브랜드 선호도가 뚜렷하게 나뉜 것. 이 같은 현상은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를 보면 더욱 여실히 드러난다. 롯데 본점에는 설화수/헤라(아모레퍼시픽), 오휘/후(LG생활건강) 등 국산 브랜드 4개가 ‘톱10’에 진입한 반면, 갤러리아엔 국내 브랜드가 전무했다. 심지어 설화수는 갤러리아 압구정점에 입점조차 되지 않았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는 설화수 뿐 아니라 SK-II, 키엘, 랑콤, 에스티로더, 크리스찬디올, 그리니크, 오휘 후, 비오템, 헤라 등이 고매출 ‘톱10’에 포함됐다. 반면, 갤러리아백화점 압구정점에서는 키엘을 포함해 샤넬, SK-II, 슈에무라, 시슬리, 나스, GA코스메틱, 베네피트, 랑콤, 라프레리 등 수입브랜드가 상위 10위를 싹쓸이한 것으로 나타났다.
<황혜진기자@hhj6386> /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