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중국, 러시아,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가 나름 맹위를 떨쳤지만 상승세는 한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에서 현대ㆍ기아차는 올 1분기 27만8000여대의 자동차를 판매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 13% 이상 늘어난 수준이다. 하지만 이 기간 중국 자동차 전체 판매증가율이 13%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평균을 완전히 넘어서지는 못했다.
반면, 현대ㆍ기아차가 주춤하는 사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하이GM과 상하이폴크스바겐은 30%를 웃도는 판매증가율을 기록했고, 이치폴크스바겐과 둥펑닛산의 증가율도 각각 16.5% 및 16.9%에 달했다.
사정은 러시아도 크게 다르지 않다. 올 들어 1월부터 3월까지 러시아 시장에서 현대ㆍ기아차는 해외 브랜드 1위를 지켰다. 지난 1분기 러시아에서 현대ㆍ기아차는 5만8000여대의 자동차를 판매하며 폴크스바겐, GM 등을 따돌리고 해외기업 수위 자리를 굳건히 지켜냈다.
하지만 전년동기비 판매증가율은 62.4%에 그쳤다. 러시아 시장 전체 자동차 판매증가율이 76.7%였음을 감안하면 나름 선전을 펼쳤음에도 아쉬움을 남겼다.
인도 사정은 한층 심각하다. 올 1월부터 3월까지 3개월 동안 현대차는 인도 승용차 시장에서 9만5000여대의 자동차를 내다팔며 스즈키마루티에 이어 2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러나 작년 1분기 대비 판매증가율은 2.6%에 머물렀다. 스즈키마루티가 27.2%, 폴크스바겐이 290.4%, 포드가 104.5%, 도요타가 269.7% 증가율을 각각 기록한 것에 견주면 현대차 판매증가율은 미미한 편이다. 뿐만 아니라 올 1분기 인도 시장 평균 판매증가율 24.3%와 비교하면 현대차 실적은 오히려 후퇴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ㆍ기아차가 최근 수년 동안 신흥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비교기준이 상당히 높아졌다”면서 “때문에 여전히 판매량 기준으로는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지만 상승탄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어서 돌파구 마련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충희 기자 @hamlet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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