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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딸, “우린 대화가 필요해”
경기도 고양시에 살고 있는 박모(19)양은 아버지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하루에 단 10분도 되지 않는다. 퇴근하는 아버지에게 인사를 하고 ‘밥 먹었느냐’는 질문에 간단히 대답을 하는 게 전부다. 특별히 사이가 나쁜 부녀사이도 아니다. 하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하고 대학입시를 준비하면서 부녀 간의 대화 시간은 매우 줄었다. 박양은 “이젠 아버지랑 마주 앉아 대화를 하는 게 어색하다. 함께 앉아서 텔레비전을 보는 시간도 조금 불편하다”고 말했다.

아버지와 딸 사이의 대화가 줄어들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1일 발표한 ‘청소년의 가족관계 실태 분석’에 따르면 딸 4명 중 1명은 ‘부모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답했다. 특히 아버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답한 여성 청소년이 전체의 33.5%로 어머니(11.7%)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또한 중학생(20%)이나 대학생(21.5%)보다 고등학생(26.8%)중에 “아버지와의 대화가 부족하다”가 답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조사는 여가부가 지난해 만 15세 이상 국민 47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가족실태조사’에서 만 15-24세 청소년(691명)과 만 12-24세 자녀를 둔 부모(1051명) 총 1742명을 대상으로 재분석한 결과다.

자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건 아버지도 마찬가지였다. 아버지 3명 중 1명(34.4%)은 ‘자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대답해 어머니(19.8%)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녀ㆍ부자지간이 모녀ㆍ모자지간 보다 더욱 대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의미다.

부모 자식 간의 대화가 단절된 상황은 자녀보단 부모가 더 절실히 느끼고 있었다. ‘자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부모는 전체의 26.9%인 데 반해 ‘부모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응답한 자녀는 전체의 22.6%에 그쳤다. 특히 어머니의 경우 전체의 29.8%가 자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답했으나 자녀는 11.7%만이 어머니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자녀들이 “우리 부모님이 날 이해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경향도 대화 단절의 원인 중 하나로 보여진다. 전체 응답자 중 20.1%가 ‘부모가 날 이해 못한다’고 답했으며, 딸(16.7%)보다는 아들(23.6%)이 더 많았다. 이에 반해 ‘자녀를 이해하지 못한다’고 답한 부모는 전체의 15.8%에 그쳐 부모-자녀간 이해도에 있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가부 관계자는 “부모는 자녀와의 대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만 자녀는 상대적으로 대화가 충분하다고 답해 차이를 보였다. 부모 자녀간 대화시간확보와 소통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자녀의 경우 아버지와는 대화가 부족하고 어머니는 이해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만큼 대화기술교육과 이해교육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수진 기자@ssujin84>
sjp10@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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