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상태에서 바람을 피워 관계를 파탄 낸 남성에게 법원이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2일 법원에 따르면, 대학 후배 B(여)씨와 수년간 연락을 주고받으며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던 A씨는 2009년 초 C(여)씨를 소개받아 사귀다 동거를 시작했다. 그는 C씨와 결혼식을 올리고 신혼여행도 떠났지만, 여행 중에는 C씨에게 무관심한 태도를 보였고 혼인신고도 하지 않은 상태로 지냈다.
반면, B씨에게는 하루에 수차례 전화하거나 문자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연락을 계속했고 이를 눈치 챈 C씨가 둘의 관계를 캐물었지만, A씨는 명확한 답변을 하지 않았다.
C씨는 이 때문에 불안감을 느꼈고 A씨가 외박을 하면 B씨와 함께 밤을 보낸 것으로 의심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다시는 B씨와 만나지 않을 것이며 그간 받은 편지나 사진 등을 없애겠다고 약속했지만, 이 마저도 며칠 만에 어기고 말았다.
딸의 연락을 받은 C씨의 부모는 A씨로부터 ‘결혼식 후에 B와 전화통화를 했는데 앞으로는 가정에 충실하겠다’는 자인서를 받았고 B씨를 찾아가 ‘A씨와 연락하거나 만나지 않겠다’는 각서를 쓰게 했다.
하지만, 이런 약속에도 관계는 회복되지 않았고 두 사람은 결국 1년도 안 돼 갈라섰다.
C씨는 ‘A씨의 잘못 때문에 사실혼 관계가 파탄났다’는 이유로 위자료를 요구했고 A씨는 ‘지나친 의심과 사생활 침해로 문제가 생겼다’며 맞소송을 냈다.
서울가정법원 가사3부(박종택 부장판사)는 “A씨가 수년간 친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대학 후배와 사실혼 기간에도 하루에 수차례 통화하는 등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C씨를 냉대했고, 갈등 해결을 위한 별다른 노력없이 사실혼 파기를 통보한 점 등을 감안할 때 주된 책임은 A씨에게 있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혼 기간과 파탄의 원인 및 책임 정도, 나이와 경제력 등을 참작할 때 A씨가 C씨에게 지급해야 할 위자료는 3500만원이 적당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A씨의 청구는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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