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을 중심으로 재계에 출퇴근 시간을 개개인 자율적으로 정하는 자율 출근제가 번지고 있다.
SK그룹 계열 SK㈜, SK텔레콤, SK가스, SK해운이 최근 사내 조직별로 자율 출근을 시행 중이다. SK㈜는 오전 10시부터 오후5시까지 반드시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오피스타임’을 두되, 그 외 출근은 자율로 해 점심 시간을 제외한 하루 8시간 근무시간만 채우도록 방침을 세우고 지난달 6일부터 시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의 기업문화팀에서도 자율 출근제 시행 방법을 세우고 있다.
앞서 SK텔레콤 PDF, SK가스 수급운영팀, SK해운 일부팀은 이미 지난 3월부터 자율 출근제를 실시하고 있다. SK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일괄적으로 시행하는 방식이 아니라 해외와 시차가 나는 트레이딩 업무 등 업무와 조직 특성에 따라 자율 출근제를 말그대로 자율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계열 제일모직은 올 초부터 자율 출근제를 시범 도입해 지난달 부터 생산직을 제외한 본부 영업, 연구개발(R&D) 등 전사원을 대상으로 확대 실시하고 있다. 출근은 오전9시부터 오후1시, 퇴근은 오후5시부터 오후10시까지며 점심 시간을 제외한 하루 8시간 근무 체계다.
삼성SDS는 이 달부터 전 임직원을 상대로 자율출근제를 전면 시행한다. 지난 10개월 동안 일부 부서를 대상으로 시행한 결과 만족도가 높아 오전6시부터 오후1시30분까지 30분 단위로 탄력적으로 출근할 수 있게 했다.
자율 출근제는 개인여가 활용 시간 증가와 유연한 근무 환경으로 직원의 창의성과 업무 몰입도가 높아지는 점 등이 장점으로 꼽힌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업무 생산성이나 효율성 등 효과를 수치화해 측정하긴 어렵지만, 유연하고 창의적인 기업 문화를 지향하는 기업 운용 방향에 맞고 일단 직원들의 만족도가 좋다”고 말했다. 특히 육아를 책임지고 있는 직장인의 경우 오전 시간을 육아에 활용할 수 있어 반응이 좋다.
반면 자율 출근제가 개인화를 부추기는 측면이 있어 국내 기업 문화 정서 상 재계 전반에 확산되기에는 무리라는 시각도 상존하고 있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팀 단위의 그룹 워킹을 중시하는 조직에선 오히려 업무의 몰입도를 떨어뜨리고 팀웍을 방해할 수도 있어 도입 검토는 시기 상조”라고 말했다.
<한지숙 기자 @hemhaw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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