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대기중 추가추돌 수법

2억6000만원 꿀꺽 일당적발


고가의 수입 차량으로 고의 교통사고를 내고 거액의 보험금을 가로챈 전문 보험사기단이 수사당국에 적발됐다.

정부합동 보험범죄전담대책반(반장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 박철 부장검사)은 포르셰, 벤츠, BMW 등의 외제차로 고의 교통사고를 내 수백만~수천만원의 보험금을 가로챈 혐의(사기)로 총 11명을 적발해 김모(34) 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신모(29) 씨 등 7명을 불구속 기소, 해외 체류 중인 1명을 기소중지했다고 2일 밝혔다.

대책반에 따르면 김 씨 등은 포르셰나 벤츠 차량 등을 이용해 불법 유턴을 하거나 고의로 추돌해 사고를 내는 수법 등으로 2009년부터 작년까지 총 6차례에 걸쳐 보험사로부터 2억6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중 구속기소된 권모(34) 씨는 작년 6월 신 씨와 짜고 벤츠가 신호대기 중인 포르셰를 고의로 들이받고 포르셰가 그 앞의 일반 차량 2대를 추가로 들이받게 해 4중 추돌로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사 결과 이들은 가해차량 운전자와 피해차량 운전자를 평소 친분이 없는 이들로 모집하고 사건 현장에서도 타인의 휴대전화를 쓰는 등 철저히 점조직 형태로 운영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보험사를 속이려고 차량 블랙박스를 사고 전 장착해 사고 영상을 보험사에 제출하는 등 지능적인 범행 수법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동일 차량의 반복 사고 의심을 피하기 위해 소유자 명의변경을 한 뒤 차량 번호를 바꿔 보험가입 때 사고 경력을 은폐하는 수법도 썼다.

검찰은 이들이 차량 부품을 싸게 사 보험사로부터 받은 미수선 수리비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차량을 고친 뒤 그 차액을 챙겼다고 설명했다.

미수선 수리비란 교통사고가 났을 때 보험사가 보험금 지급대상 차량 소유자와 수리비를 협의해 직접 지급하는 보험금을 말한다.

검찰 관계자는 “차대번호(시리얼번호)는 보험사 자료의 필수입력사항이 아니라 사고 전력이 있는 차량이 소유자를 변경해 차량번호를 바꿔 달고 고의 사고를 낸다”며 “금융감독원 등에서 차대번호까지 통계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보험범죄전담대책반은 보험범죄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지난 2009년 7월 검찰, 경찰, 금감원 등 9개 관계기관이 모여 출범했다.

백웅기 기자/kgung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