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5세 공통과정’ 발표이후
영어유치원과 미술학원 등 특기 적성을 가르치는 유아 대상 학원들에 비상이 걸릴 조짐이다. 공통 교육과정을 통해 사실상 의무교육을 시행하고 전 계층에 유아학비를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만 5세 공통과정’이 당장 내년 신학기부터 시행되면서 이들 학원은 학부모들이 대거 일선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으로 몰려 원생이 줄고 위상도 떨어질 것을 벌써부터 걱정하고 있다.
하지만 교육계 일부에서는 영어나 예ㆍ체능 관련 조기 교육을 원하는 학부모들의 수요 때문에 종일반ㆍ저녁반이나 주말반 등의 형식으로 ‘유아 관련 사교육’이 발호하는 ‘풍선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3일 다수의 일선 영어유치원ㆍ특기 적성 유아학원과 학부모들에 따르면 정부가 2일 발표한 ‘만 5세 공통과정’에 이들 학원은 유아학비 지원 대상에서 빠진 것이 큰 문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지금까지 상당수 학부모가 이들 학원에 자녀를 보내 영어나 예ㆍ체능을 보내며 유치원 교육을 갈음해왔기 때문이다.
특히 영어유치원은 관련 법령에 따르면 유치원이 아닌 ‘유아 전문 영어학원’으로 등록돼 ‘학원 불법ㆍ영업 신고 포상금제(학파라치제)’의 대상인 데다 월 유치원비도 일반 사립유치원(31만원)의 2~4배나 돼 관계자들은 내년에 원생이 크게 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고양시(일산) 소재 S 영어유치원의 최모 원장은 “지금도 학비가 비싸 원생이 떨어지고 있는데 내년부터 큰일 났다”고 토로했다. 서울 목동 소재 H 미술학원의 강모 원장도 “제대로 된 보육교사도 없는 형편이고 시설 규격도 맞지 않아 원생 대부분이 유아지만 유치원으로 전환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학부모 정모(33ㆍ여ㆍ서울 화곡동) 씨도 “지금 (만) 네 살짜리 딸이 영어유치원에 다니고 있는데 내년에는 (아이를) 일반 유치원에 넣어볼까 생각 중”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계획을 통해 유아 관련 사교육이 줄 것으로 본다”면서도 “혹시 있을지 모를 사교육 증가에 대한 대책을 세워보겠다”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