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마 빈 라덴이 사살된 뒤 알 카에다나 이슬람 근본주의 조직에 의한 테러위험이 전 세계를 뒤덮고 있는 가운데 3일 국내에선 삼성 사옥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이메일이 접수돼 보안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전 4시께 “삼성 본사와 주한 터키,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오만, 바레인, 요르단, 시리아, 이집트 대사관에 2~6일 폭발물을 설치해 폭파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이 삼성 캐나다 현지 법인에 들어왔다.
이에 경찰은 오전 7시35분께부터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특공대와 강력팀원 등 50여명을 보내 수색 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한 이메일 협박이 빈 라덴 사망과 관련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일단 각국 대사관 주변 순찰강화를 지시하고 쓰레기통 등 폭발물 설치가 가능산 지점의 수색을 늘리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빈 라덴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직후 중동지역 대사관을 상대로 테러 위협이 접수된 만큼 연관성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해당 지역 대사관 주변 순찰도 강화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우리 국민들이 신변 안전에 각별히 유의해 달라는 내용의 안내문을 홈페이지 및 외교부 트위터, 공항, 여행사 등에 배포했다.
한국뿐 아니라 각국은 빈 라덴 사살 이후 발빠르게 보안 경계의 끈을 조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빈 라덴 사살 사실을 공식 발표하면서 “반드시 경계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정보국(CIA)의 리언 파네타 국장은 “테러리스트들은 거의 확실히 복수를 시도할 것”이라며 “조금도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 국무부는 미국인들에 대한 반미 폭력사태를 우려, 여행경보(travel alert)를 발령했고 해외공관에도 경계 강화를 지시했다. 또한 상황에 따라 대사관·영사관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거나 서비스 제공을 중단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독일 외부무 역시 자국민에 여행 경보를 발령하는 등 서방 국가들은 빈 라덴 죽음 이후 증가한 테러 위험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국제형사경찰기구인 인터폴(Interpol) 역시 성명을 내고 “빈 라덴은 이제 없지만 그의 죽음이 알 카에다와 테러 집단의 종말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각국의 경계수위를 높일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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