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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이슬람인들, “빈 라덴과 이슬람교인 동일시말아 달라”
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2일 빈 라덴의 죽음을 공식 발표한 직후, 세간의 관심은 국내외 이슬람계로 쏠리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인들은 자신들의 종교적 믿음을 빈 라덴과 분리해서 봐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국이슬람교중앙회에서 운영하는 유치원에 아이를 데려다주러 온 인도네시아 출신의 이마유니따(42ㆍ여)는 “(빈라덴의 죽음을) 아직 믿지 않는다. 예전에도 죽었다고 했다 살아있었던 적이 있지 않는냐”며 “(그의 죽음이) 기쁘다고는 못하겠지만 한 사람 때문에 세계적으로 테러리즘이 뻗어나갔고 그 때문에 우리 모두 상처를 입었다”고 말했다. 그는 빈 라덴이 사망한 경위와 사후 처리 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주변 분위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언론이 빈 라덴과 이슬람 전체를 동일시하는 것을 경계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한국 언론은 빈 라덴을 이슬람권 전체로 확대하는 것 같다. 오사마 빈 라덴 한 명만 봐야하는데 이슬람권 전체를 (테러리스트로)나쁘게 생각한다. 진짜 신앙을 가진 사람은 나쁜 짓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출근길에 예배를 위해 들른 무함마드 사르와르(38)씨도 “(그가 죽었다는)확고한 증거가 없다.”며 “뉴스에서 얘기하는 것 뿐인데 그것만으론 믿을 수 없다”고 빈 라덴의 죽음을 쉽게 인정하지 않았다. “물론 추종자들의 리액션은 있겠지만, 한동안 활동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급진적인 움직임은 없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슬람인들은 한결 같이 진정한 무슬림이라면 폭력을 행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을 대상으로 이슬람에 대한 정보 전달자 역할을 하고 있는 이슬람정보센터 운영자 박동신(26)씨도 “빈 라덴의 테러행위는 종교적으로 잘못됐다”며 “코란은 죄없는 사람을 한명 죽이면 모든 사람을 죽인 것과 같다고 말한다. 테러행위는 결코 이슬람 교리에서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내 이슬람 신자는 외국인을 포함해 대략 20만명. 하지만 일부 국민들이 이슬람에 대한 정확한 이해도 없이 빈 라덴이라는 한 사람의 테러행위로 인해 국내 이슬람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커지는 것은 과민반응이라는 입장이다. 박씨는 “어제 빈라덴 사망 소식 이후로 센터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 관련 글이 평소보다 2~3배 많이 올라오고 있다”며 “ 9.11 이후에 이슬람을 제대로 공부해보고 싶다는 사람들이 늘어났던 것만큼 빈라덴 사망 이후에 오히려 이슬람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인식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태형기자 @vmfhapxpdntm>
th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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