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4명과 교수 1명의 잇따른 자살로 충격이 가시지 않은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이번엔 졸업생 선·후배가 뺑소니 교통사고에 연루돼 물의를 빚고 있다.
3일 대전 둔산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달 27일 0시21분께 대전 유성구 문지동 대덕연구개발특구내 한 연구소 앞에서 이 연구소에 재직 중인 A(29)씨가 도로 옆에 숨져있는 것을 B(35)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B씨는 사람이 길가에 쓰러져 있다며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숨진 A씨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KAIST 대학원을 거쳐 지난해 7월 연구소에 취직했으며, 이날 동료와 회식을 마치고 연구소 기숙사로 돌아가던 길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사고 현장 주변을 수색했지만 별다른 단서를 발견하지 못하자, 인근 연구소 직원들을 상대로 탐문수사에 들어갔다.
사고 이틀 뒤 경찰은 “사고 현장에서 흰색 코란도 차량이 비상등을 켜고 서있었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 흰색 코란도 차량을 역추적해 최초 신고자인 B씨를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긴급 체포해 자백을 받아냈다.
B씨는 경찰 조사에서 “2~3m 앞에서 사람을 발견해 피하지 못했다”며 “처음엔 내가 친 게 아닌 줄 알았다”고 진술했다.
사고를 낸 B씨는 KAIST 대학원을 졸업하고 현재 KAIST에서 박사후 연구원(Post Doctor)과정을 밟고 있다. B씨는 경찰에서 숨진 A씨가 KAIST 후배라는 사실을 듣고 크게 낙담하며 “너무 죄송스럽고 미안하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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