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읽기에 들어간 ‘5월 개각’이 유력 후보들의 지연ㆍ학연 쏠림현상으로 막판 진통을 겪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6일 “오늘 중으로 인사가 난다고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 이라며 “아무래도 지역과 출신학교 등의 안배가 쉽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인사 참모들로서는 개각 대상인 6개부처(기획재정, 통일, 법무, 국토해양, 농림수산식품, 환경) 가운데 윤곽이 드러난 통일(류우익. 경북. 서울대), 법무(권재진. 대구.서울대), 국토해양부 장관(최재덕. 대구. 서울대 /김건호. 경북. 서울대)의 유력 후보들이 대구ㆍ경북(TK), 서울대 일색이라는 점이 여간 곤혹스럽지 않다.
그나마 농림수산식품부 유력 후보인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충남, 건국대 출신이지만 최재덕 전 대한주택공사 사장과 함께 인수위 경제 2분과 위원으로 활동한 공통점이 있다.
현 정부 출범 초 지탄의 대상이었던 ‘고소영(고려대ㆍ소망교회ㆍ영남인맥)’ 내각이 ‘서인영(서울대ㆍ인수위ㆍ영남인맥)’내각으로 이름만 바뀔 뿐, 4.27 재보선의 민심을 저버린 ‘측근 편중 인사’가 되는 셈이다.
이대로 인사개편이 확정될 경우 서울대는 최대 10명 이상으로 늘어나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절반을 넘게 되고, 영ㆍ호남 분포는 최대 8 대 2까지 벌어지게 된다.
현 3기 김황식 내각의 출신지역은 수도권 6, 호남 4, 영남 3, 충청 3, 제주 1 등이며 출신대학은 서울대 8, 고려대 3, 연세대 2, 성균관대 1, 조선대 1, 육사 1, 미시시피여대 1명 등으로 비교적 고른 분포를 보이고 있다.
평균 연령도 조각 당시 61세에서 2기 정운찬, 3기 김황식 내각에서는 59세로 낮아졌으나, 유력후보들이 예정대로 입각할 경우 ‘환갑 내각’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임기 후반 전문성과 경륜, 친정체제의 필요성을 어느 정도 고려하더라도 국민들이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그들만의 인사’로 비춰질 공산이 크다.
이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현재 거론되는 인사 가운데 몇 명은 막판 교체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안개 속에 가려있는 기획재정부 장관 후임에 박병원(부산. 서울대) 전 경제수석이나 김영주 전 장관(경북. 서울대) 등이 내정된다면 여타 부처에서 후보자 일부 교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인사인 임태희 대통령실장과 전남 출신 임종룡 기획재정부 차관, 충청 출신 윤진식 한나라당의원, 백용호 정책실장,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 등의 이름이 본인들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막판까지 후보명단에 오르내리는 데서도 청와대의 고심의 깊이를 가늠할 수 있다.
여권 한 관계자는 그러나 “이번 개각 대상은 4.27 재보선 이후에 갑작스럽게 튀어나온 것이 아니라 작년 말부터 교체수요가 있었던 곳들이 많다” 이라며 “만약 지역 안배로 막판 고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 현 여권의 인재풀이 얼마나 편중된 것인지를 스스로 실토하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양춘병기자@madamr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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