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EU FTA(자유무역협정)의 발효가 생활물가 안정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됐다. 물가관리에 고심하고 있는 정부의 전망이다.
기획재정부는 9일 ‘한-EU FTA에 따른 서민생활 변화모습’ 보고서에서 “한-EU FTA에 따른 관세감축으로 제품가격이 인하되거나 제품 간 경쟁을 통해 가격인상요인의 부분적 흡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특히 냉동삼겹살, 치즈, 고등어·굴비·삼치, 오렌지, 포도 등 농수산물의 가격이 크게 안정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시내 대형마트에서 ㎏당 7200원에 팔리는 프랑스산 냉동삼겹살은 FTA로 관세가 완전 철폐되면 5400원 선까지 떨어질 전망이다. 게다가 냉동삼겹살은 EU와 미국, 캐나다, 칠레산이 시중에서 경쟁하고 있어실제 가격 인하 효과는 이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역시 대형마트에서 100g당 6240원에 팔리는 프랑스산 ‘벨큐브’ 치즈는 관세가 완전히 없어지면 가격이 3993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FTA를 통한 농수산물 가격안정효과는 이미 한-칠레 FTA를 통해 보여진 바 있다.
재정부에 따르면 지난 2004년 4월 한-칠레 FTA 발효 이후 지난해까지, 칠레산 삼겹살은 수입가격이 14.9% 오르고, 환율이 2.1% 하락하는 와중에도 관세가 14.3% 인하되면서 도매가격은 9% 오르는 데 그쳤다.
칠레산 포도도 같은 기간 수입가격이 59.1% 상승했지만 관세(24.8%) 인하 효과로 소매가격이 21%만 올랐고 와인은 수입되는 종류가 FTA 발효 전(2001년기준 53종)보다 크게 늘어 작년 기준 572종이 수입돼 소비자의 선택권이 대폭 확대됐다.
재정부는 또 한-EU FTA 발효시 자동차, 자동차부품, 컬러TV 등에서 수출이 증가하며,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총 25만3000명의 고용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봤다.
<홍승완 기자 @Redswanny>
swa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