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민병철 이사장(건국대 교수)은 故 송지선 아나운서의 자살 소식을 듣자 이렇게 한탄했다. 민 이사장은 “지난 2007년 초, 한 가수가 악플에 시달리다 결국 자살했다는 보도를 접하고 근거없이 비방하는 내용의 댓글인 ‘악플’ 대신 격려성 글을 남기자며 선플운동을 시작했었다”며 “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악플이 남아 유명인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 너무나 안타깝다”고 말했다.
故 송 아나운서는 특히 트위터등 SNS를 통해 전달되는 멘션에 1년 이상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故 송 아나운서는 지난 2008년, 한 야구경기서 시타(경기전 시구자의 공을 치는것)에 나섰다가 야구선수 이택근과의 염문설에 시달렸다. 이택근이 송 아나운서의 시타를 도와준것 때문. 그러나 정작 이택근이 윤진서와 공개 연애를 시작하면서 정작 악플은 송 아나운서에게 몰려가기 시작했다. 이후 송 아나운서는 방송 중계 중 한 팀에 대해 공정치 못하게 방송을 진행했다는 논란으로 크게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당시 그는 장문의 사과 글을 전하며 악플 자제를 요청했다. 이후 그는 성형논란, 사생활에 대한 악플이 미니홈피, 트위터등을 통해 그에게 여과없이 전달됐다.
이와 관련해 을지병원 정신과 조근호 교수는 “송 아나운서가 우울증에 시달려 약을 복용해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악플 그 자체가 우울증의 원인중 하나였을 것이며, 반복되는 악플이 기름에 불을 붙이는 듯 자살의 촉매가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민병철 이사장은 이와 관련,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네티켓’이 일상의 예절 못지않게 중요해졌지만 아직 한국은 네티켓과 관련해선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며 “인간임을 기억하라, 실제생활과 똑같은 기준과 행동을 고수하라, 다른 사람의 사생활을 존중하고 다른 사람의 실수를 용서하라는 등 1994년 미국 플로리다대의 버지니아 셰어 교수가 제시한 ‘네티켓의 핵심원칙(The Core Rules of Netiquette)’만 지켰어도 이런 사태는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말했다.
민 이사장은 해법으로 선플운동을 제시했다. 그는 “선플 운동은 악성 댓글 대신에 격려와 칭찬의 댓글을 올려 용기와 희망을 심어주자는 운동이다. 인터넷 악플은 다른 사람에게 고통을 주고 심지어는 목숨을 빼앗기까지 한다. 소통의 기본이 안됐기 때문이다. 선플달기를 통해 사이버상에서 화합을 이끌어내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민 이사장이 대표로 활동중인 선플달기 운동본부는 오는 25일, 경기 야탑고등학교 조윤재 학생등 봉사정신이 투철한 모범학생 47명에 총 1080만원의 선플장학금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선플 장학금은 교사, 학부모, 기업인들이 조성한 기금을 토대로 선플게시판에 선플을 한 개씩 달 때마다 10원씩 적립해 지급하는 장학금이다.
<김재현 기자 @madpen100> madp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