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값 등록금’으로 정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가 ‘반값’ 이라는 용어를 폐기하는 대신, 실질적 등록금 인하를 통해 젊은 층의 민심을 이끌어내겠다는 실리 전략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또 무상급식 무상의료 감세철회도 단계적으로 추진키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황우여 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원회 의장은 24일 오전에 열린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반값 등록금’ 추진 계획을 밝혔다.
‘반값’이라는 용어에 대한 거부감에 대해서는 정부와 일부 언론의 지적을 수용하면서도, 6월 중 공청회를 열어 등록금 인하 공세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황 대표는 “대학 등록금을 화두로 던졌다”며 “정책위 중심으로 6월에 국민 공청회를 열어 최종적인 당과 정부의 입장을 정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의장도 “반값이라는 이름 자체에 대한 세간의 오해도 있지만, 진짜 취지는 등록금 부담을 완화하자는 것”이라며 “국가 장학제도의 확충, 대학 제정 개선 방안, 그리고 너무 높은 대학 진학률 및 대학 구조조정 논란 등을 수렴해, 합리적인 등록금 부담 완화 정책을 수립하고 강력하게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황 대표의 발언을 뒷받침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이날 오전 본지와 통화에서 이주영 교육부 장관과 조만간 만나 한나라당의 등록금 부담 경감 방안에 대해 본격적인 조율에 나설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이날 한나라당 원내대책회의에서는 반값 등록금 뿐만 아니라, 무상급식이나 무상의료, 감세 철회 등도 단계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는 계획도 소개됐다.
이 의장은 “돈이 없어 밥을 못 먹거나, 병원을 못가고, 학교를 못 다니는 사람이 있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한나라당의 기본 입장이고, 이를 바탕으로 정책을 마련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야당이 지난 선거에서 쟁점화시켜 재미를 봤던 각종 무상 시리즈에 한나라당도 동참할 것이라는 의미다.
정부의 감세 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송광호 의원은 “감세 철회와 반값 등록금은 황우여-이주영 투톱의 생명줄로, 정부와 싸워 꼭 이뤄내야 한다”며 “법인세 감면도 R&D 투자 확대나 일자리 창출 등 기대에 기업들이 못 미친 만큼 재점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이날 회의에서 6월 임시국회를 통해 야당이 위원장으로 있는 법사위에서 발목 잡힌 각종 법안 처리에 주력하겠고 밝혔다. 현재 법사위에는 각 상임위를 통과한 북한인권법, 이자제한법, 공정거래법 등이 여야 대립 속에 처리를 기다리고 있다.
<최정호 기자@blankpress> choijh@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