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수준이 적절” 59%
‘문제의식’ 크게 못느껴
우리나라 대학 중 상당수가 학생들로부터 받는 등록금 수준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학 등록금이 최고 연 1000만원에 육박하고 있고, 정치권까지 총대를 메고 나섰지만 대학들의 ‘문제의식’은 이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는 것이 입증된 것이다.
25일 한국교육개발원(KEDI)이 교육과학기술부의 정책연구 의뢰를 받아 제출한 ‘대학 등록금 및 학생 1인당 교육비 산정근거 공시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9월 전국 4년제 대학 197곳과 전문대학 147곳 등 총 344개 대학의 기획처장 또는 예산ㆍ재무 담당자를 설문조사한 결과 ‘자(自) 대학의 등록금 수준이 적절하냐’는 질문에 44.7%가 ‘대체로 그렇다’, 14.5%가 ‘매우 그렇다’고 대답해 ‘적절하다’는 응답률이 59.2%나 됐다. 대학 10곳 중 6곳이 사실상 등록금이 비싸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는 셈이었다.
또 ‘1인당 교육비’ 등 실질적인 교육원가 분석을 등록금에 반영하는 대학도 10곳 중 2곳에 불과했고, 10곳 중 5곳은 전체 등록금 인상률 산출에 맞춰 모든 계열의 등록금을 일괄적으로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당수 대학의 등록금 관리가 ‘일괄 인상’ 등 천편일률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자체적으로 실시한 원가분석을 통해 산출된 계열별 차이도 지수를 활용해 계열별 등록금을 차등 책정하느냐’는 질문에 23.3%( ‘대체로 그렇다’ 20.7%, ‘매우 그렇다’ 2.6%)만 ‘그렇다’고 답했다. 또 ‘계열별 차이도 지수를 활용해 학점별 등록금을 차등 책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대답이 7.1%( ‘대체로 그렇다’ 6.9%, ‘그렇다’ 0.2%)에 그쳤다.
반면 ‘전체 등록금 인상률 산출에 따라 전년도 등록금에 일괄 적용해 등록금을 책정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는 대답은 절반에 육박하는 49.8%( ‘대체로 그렇다’ 41.9%, ‘그렇다’ 7.9%)나 됐다.
한편 학생들은 등록금 책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었다. ‘등록금 책정 과정에서 학생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느냐’는 질문에 ‘대체로 그렇다’ 31.1%, ‘그렇다’ 30.3%로 응답자의 61.4%가 등록금 책정 시 학생들이 많이 참여한다고 보고 있었다. 이에 대해 안진걸 등록금넷 정책간사는 “대학들이 스스로 인식을 전환해야 ‘반값 등록금’ 등의 정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