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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엽제 사태 인천ㆍ경기도로 ‘확산’… 정당ㆍ기관ㆍ시민단체 반발
고엽제 사태가 인천과 경기도로 확산돼 정단ㆍ기관ㆍ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경북 칠곡 미군기지에서 시작된 유해독성물질인 고엽제 매립 사태가 인천 부평 미군기지와 인근 경기도 부천시 오정구 옛 미군기지까지 번졌다는 의혹이 제기돼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부평미군기지에 유해독성물질이 대량 매립됐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인천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등 10개 정당과 단체들은 지난 25일 부평미군기지 옛 정문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부평미군기지 내부 환경오염 조사 실시, 폐기물 처리 기록 공개’를 관계기관에 촉구했다.

이들은 “칠곡ㆍ부천 미군기지 고엽제 매립 의혹이 불거진데 이어 부평미군기지에서도 오염을 유발하는 독성물질이 대규모로 묻힌 사실이 드러났다”며 “지자체는 기지 내부 환경오염 조사를 꼼꼼히 실시하고 미군은 폐기물을 불법 처리한 내역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은 주민들이 모여 살고 있는 부평미군기지 주변 지역은 이미 지난 2008~2009년 토양오염이 심각한 수준임이 밝혀졌으며, 이번 기회에 미군 반대로 무산됐던 기지 안 환경오염조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평구와 환경부가 실시했던 지난 2008~2009년 토양오염도 조사 당시 부평미군기지 주변 5개 지역에서는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물질이 나왔지만 오염 원인제공지로 추정되는 기지 안쪽을 조사하지 않아 비난을 샀다.

최근 공개된 ‘1991년 미 공병단 용역보고서’에 따르면 미군은 지난 1987년 기지 안에 수은과 유통기한 초과 의약품, 석면 등을 묻었다. 또 1989년에는 폴리염화비페닐(PCBs) 448드럼을 한국 용역업체를 통해 처리했다.

인천녹색연합은 미군이 매립한 것은 다이옥신으로 변할 수 있어 고엽제에 맞먹는 독성을 가진 위험한 물질이라고 주장하면서 화학물질을 자국에서 처리하라는 규정을 어긴 미군은 책임있게 기록을 공개하고 지자체도 합동조사단을 꾸려 오염 여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24일에는 재미언론인 안치용씨가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 지난 1963~1964년 미 공병단 44공병대대 547중대원으로 부천시 캠프머서에서 근무한 레이 바우스씨가 당시 불도저를 이용해 구덩이를 파고 고무 옷과 가스 마스크 등 화학물질 등 수백 갤런을 버렸다고 주장한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다.

부천시도 캠프 머서에 화학물질이 매립됐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지난 25일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국방부와 경기도, 민간 환경단체, 전문가가 함께하는 조사단을 구성해 현장답사와 공동 조사 등을 하기로 협의했다.

김만수 부천시장은 26일부터 29까지 방문 예정이었던 해외자매도시인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시 건립 153주년 기념행사 참석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25일 부천 오정구 옛 미군기지를 현장 방문하는 등 이번 사안에 대해 직접 해결 할 방침이다.<사진>

한편 지난 2009년 8월 퇴역 군인인 래리 앤더슨씨가 퇴역 주한미군 인터넷 사이트 ‘한국전 프로젝트(www.koreanwar.org)’ 고엽제 피해 관련 게시판에는 “2사단 창고에 남아있던 다이옥신을 모두 제거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며 “1968년 봄부터 여름까지 캠프 내 화장실과 막사, 식당 등 모든 건물 주변에 고엽제를 뿌렸다”고 올린 글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는 또 “고엽제는 기록된 것보다 더 널리 사용됐다”며 그로인해 지금까지 고통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1977~1978년 미 육군 2사단 사령부에서 복무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26일 한미주둔군지위협정 환경분과위원회를 열고 한ㆍ미 공동조사단을 꾸려 왜관과 부천 미군기지 등에 관한 공동조사 범위와 방법 등을 논의한다.

<인천=이인수 기자@rnrwpxpak>
gilbert@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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