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가 26일 공개한 고등학생용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의 평가틀과 예시문항은 학생이 각자의 전공과 직업 분야에서 필요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지를 측정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러나 시험이 내년부터 대학 입시에 활용되는 만큼 시험 관련 사교육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일부 전문가의 지적이다.
▶2ㆍ3급으로 구분…고3때 두번 응시 가능=시험은 고교생이 대학에 진학해 공부할 때 필요한 기초 학문 영어사용 능력을 평가하는 2급과 일상에서 실제로 쓰이는 실용 영어 능력을 평가하는 3급으로 구분된다.
2급 시험은 어휘 수에서 현행 수능보다 1000단어 이상 적고, 2급 시험 읽기 영역의 예상 정답률은 수능보다 5∼10% 정도 높다. 2ㆍ3급 문항수는 듣기ㆍ읽기가 각 32개, 말하기는 4개씩이며 쓰기의 경우 2급은 2개, 3급은 4개다.
시험시간은 ▷듣기 35분 ▷읽기 50분 ▷말하기 15분 ▷쓰기 35분 등 4개영역 총 135분이다. 객관식은 수능처럼 5지 선다형이 아니라 4지 선다형으로 출제된다.
고교생용인 2ㆍ3급 시험은 고3 때 또는 대입 희망자가 2차례 응시해 학생들이 좋은 성적을 고를 수 있게 한다. 2급이나 3급을 두번 칠 수도 있고, 2급과 3급을 1번씩 칠 수도 있다. 시험은 상대평가 방식으로 표준점수와 9등급을 나누는 수능의 외국어(영어)영역과 다른 절대평가 방식이다.
▶“사교육 발호 우려” 지적도=시험은 당장 내년(2013학년도) 대입 수시모집부터 일부 대학ㆍ학과를 대상으로 성적이 시범 활용된다. 지난해(2011학년도) 대입에서도 68개 대학이 국제계열과 어학특기자 전형 등에서 토익이나 텝스 등 기존 공인 영어시험을 전형요소로 활용했다. 여기에 시험만 추가되는 것으로 볼 수도 있지만, 토익ㆍ토플이나 텝스와는 또다른 새로운 유형의 시험을 준비해야하는 부담은 클 수 밖에 없다.
교과부 관계자는 “시험을 수시모집에서 활용하는 대학이나 학과는 사전에 지원을 받고 명단을 미리 공개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또 대부분 수험생은 수시과 정시모집에 동시 지원하므로 수능과 시험을 동시에 준비해야 한다다. 만일 2016학년도(현 중2 대상) 수능부터 외국어 영역이 없어지고 시험 성적으로 대체되더라도, 내년부터 3년간 과도기에는 이런 현상이 이어진다.
이미 학원가는 시험을 적용받는 초ㆍ중학생들이나 시험 준비가 필요한 대입 수험생의 수요에 대비해 강좌 개설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서혜정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개발국 부장은 “수능과 이 시험을 병행하면 학부모의 불안이 커지고 사교육이 불필요하게 늘어날 우려가 있어 별도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상윤 기자 @ssyken>
신상윤 기자/ke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