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 등 요직 거친 금감원내‘TK 좌장’
정치권 유력인사와도 친분“검찰서 명백히 밝히겠다”
내부서도 “그럴사람 아닌데”
삼화저축은행 비리 사건에 연루된 의혹으로 27일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진 김장호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금감원 내에선 ‘TK(대구·경북)’ 좌장 격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금감원 내부뿐만 아니라 정치권 유력인사와도 학연 등으로 연결돼 있다. 때문에 저축은행 비리와 관련해 그가 거취를 고민한 끝에 퇴진 의사를 밝힌 데 대해 금융권뿐만 아니라 정치권도 충격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부원장보는 신삼길(53·구속기소)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과 경북 칠곡으로 동향이다. 그는 경북고와 영남대를 나와 한국은행에서 근무하다가 금감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북고 동문으로는 친박(박근혜) 인사로 분류되는 Y·K 의원이 꼽힌다.
금감원에서 그는 총무국장, 금감원장 비서실장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권혁세 금감원장과도 경북고 1년 선후배 사이다. 이런 경력 때문에 금융당국 관계자들은 “금감원에서 잘 나가는 김 부원장보가 뭐가 아쉬워서 저축은행에서 돈을 받았겠느냐”며 “저축은행 업계와 친하지도 않았다”며 의아해하고 있다.
김 부원장보는 이날 사표 제출 여부를 묻는 본지 기자에게 “인사 라인에 물어보라”며 사의 표명을 부인하지 않은 채 “(현재 거론되는 저축은행 인물과) 식사를 한 적은 있다. 하지만 돈을 받지도 않았고 비리와 연관된 일을 절대 한 적이 없다. 검찰에서 명명백백히 밝히겠다. 날 믿어달라”고 밝혔다.
김 부원장보는 이날 본지 통화 직후 권 원장에게 자신의 거취 관련 보고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부원장보는 최근 저축은행으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이 불거진 직후 본지와의 통화에서는 “2000년대 초 비은행검사국에서 일했지만 저축은행 관련 업무가 아닌 신용정보·대부업체 쪽 일을 했다”며 “돈을 받았다는 얘기가 어떻게 나온 건지 기가 막힌다”고 의혹을 부인한 바 있다.
검찰은 김 부원장보가 신삼길 씨와 골프를 치거나 식사를 한 정황이 있는 만큼 금품수수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만간 그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윤재섭ㆍ홍성원ㆍ윤정현 기자/hong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