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 금융당국 감독소홀 한목소리 비판
전·현정부 책임공방 재연검찰 수사놓고 견해차 뚜렷
여야는 27일 정무위 전체회의를 열어 저축은행 부실사태에 대한 금융당국의 감독 소홀을 한목소리로 질타하면서 감독체계 혁신을 주문했다. 국정조사 요구도 거세게 일었다.
그러나 여야 간 사태원인을 둘러싼 전ㆍ현 정부 책임공방이 재연된 가운데 검찰 수사를 놓고도 견해 차가 드러나는 등 여야의 방점은 확연히 달랐다.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의 저축은행 로비사건 연루 의혹을 들어 정권 차원의 비리로 몰고간 반면, 한나라당은 부산저축은행 2대주주인 박형선 해동건설 회장이 참여정부 출신 인사들에게 줄을 댔다는 의혹에 초점을 맞추며 반격했다.
한나라당 이성헌 의원은 “필요하다면 국조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규명해야 한다”며 “검찰은 은 전 감사위원 문제뿐 아니라 일부 저축은행이 지난 정권 시절 비약적으로 성장하면서 권력과 유착관계에 있었는지도 밝혀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고승덕 의원은 “저축은행 부실은 지난 정권의 규제완화에서 비롯된 것으로, 현 정권 책임으로 몰아가는 것은 잘못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 박선숙 의원은 “은 전 감사위원 문제는 개인 차원을 넘어선 정권 차원의 문제”라며 “여권 핵심인 은 전 감사위원의 비리에 대해 낱낱이 규명하면서 김황식 총리가 감사원장 시절 저축은행 감사와 관련해 압력을 받았다고 언급한 인사들의 실체도 밝혀내기 위해 국조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우제창 의원은 “2010년 감사원의 청와대 수시보고 목록을 보면 김황식 당시 감사원장이 그해 5월 4일 대통령에게 ‘서민금융 활성화 지원 실태’라는 저축은행 감사결과를 보고한 내용이 있었다”며 “이 감사 내용이 세상에 알려지는데 8개월, 국회에는 1년의 시간이 걸린 데는 은 전 감사위원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황우여 원내대표는 “저축은행 사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놀랍게도 감사원 현역 감사위원이 연루된 혐의가 나타났다고 해 국민이 걱정하고 있다”며 “현재 수사가 진행 중이니 전모가 밝혀지면 정치권에서도 필요 시에 국정조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의원 35명이 6월 임시국회에서 저축은행 사태의 국조를 실시할 것을 촉구한 데 이어 여당 원내사령탑이 ‘수사 후 국조’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이 사건에 대한 국조는 불가피할 전망이다.
손 대표는 은 전 위원의 비리 문제와 관련, “대통령의 최측근이 감사위원으로 가는 것이 부당하다고 그렇게 말렸는데도 임명했고, 그 결과는 최악으로 나타났다”고 했고, 김진표 원내대표는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국회 국정조사를 6월 임시국회에서 실시할 것을 한나라당에 촉구했다.
김석동 금융위원회 위원장은 “지금 시점에서 국정조사가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검찰 수사 이후에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정민 기자/boh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