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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감사원-청와대=브로커에 떠는 대한민국
급기야 불똥은 청와대까지 뻗쳤다. 부산저축은행그룹의 7조원대 비리사건 관련, 그룹의 각종 이권 사업 진행과 부실 심화로 인한 퇴출 등 모든 과정에 깊숙이 개입한 이른바 ‘브로커’들이 감사원, 국세청, 청와대 등 권력기관에 줄을 댄 정황이 검찰 조사 결과 잇달아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참여정부ㆍMB정부 인사들과 교류한 것으로 알려진 이들 브로커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그룹 구명을 위해 접촉할 수 있는 모든 인사를 풀가동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예상 밖의 거물이 엮이면서‘측근 비리는 없다’던 이명박 정부의 공언을 허언으로 만들 공산도 커지고 있다.

▶검찰 간부 출신 변호사,“퇴출 막아달라”민정수석에 전화=30일 검찰 등에 따르면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는 지난해 7월부터 5개월 동안 부산저축은행그룹의 고문변호사를 지낸 박모씨가 권재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전화를 걸어 이 그룹의 구명 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변호사는 재경지검 차장 출신으로, 지난해 하반기 김양(구속) 부회장에게서 2억원을 받고 청와대 인사들에게 청탁을 하고 퇴출을 막아달라는 탄원서도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직 고위 검찰 간부가 청와대 핵심인사에게 접촉한 정황이어서 충격이 작지 않다. 권재진 수석은 이와 관련, 본지와의 통화에서 로비를 받았다는 사실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박 변호사에게서) 전화는 받았다. 못 받을 이유 없다”면서 “다만, 우리가 하는 일이 아니니 부탁하지 말라고 했고 야당에서 어떻게 해서든 엮으려고 하겠지만 이건 아니다”라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브로커 윤여성, 은진수 외 또 누굴 엮었나=이 그룹의 대외 창구인 김양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입을 굳게 다물었지만, 뒤이어 구속된 김 부회장의 최측근인 브로커 윤여성(구속)씨는 달랐다.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에게 감사원 감사 무마 등을 부탁하며 그룹이 수억원을 줬다는 폭탄 발언을 한 것도 윤씨다. 은 씨는 지난 29일 검찰에 소환돼 다음날 새벽 1시까지 14시간 동안 조사를 받으면서 7000만원을 받았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부인했으나, 검찰은 윤씨와 은씨가 감사 무마와 관련해 주고 받은 e메일 등으로 미뤄 대가성 금품 수수 정황이 있다고 보고 이르면 오늘 중 뇌물수수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한다는 방침이다. 검찰은 윤씨가 은씨와 10여년간 친분을 쌓아온 만큼 윤씨의 부탁을 받은 은씨가 정치권ㆍ정부 인사들에게 부산저축은행 퇴출 저지를 위해 뛰었을 걸로 판단하고 있다. 감사원에 몸담고 있는 은씨는 한나라당 부대변인ㆍ대변인(2003~2004년)도 지내는 등 정치권에도 인맥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드러난 행태를 볼 때 김양 부회장은 윤여성씨를 지휘했고, 또 윤씨는 은진수씨를 통해 정관계에 ‘릴레이식’ 로비 활동을 펼쳤을 확률이 크다.

▶‘두 명의 朴’+삼화저축銀 이철수도 주목=부산저축은행을 위해 백방으로 뛴 두명의 박씨도 ‘키맨’ 에 포함된다. 최근 불법대출 혐의로 구속된 박형선 동해건설 회장이자 부산저축은행 2대주주는 호남 출신 정치인들과 친분이 두터운 걸로 전해진다. 현직 국회의원과 참여정부 고위관료들이 그와 연루돼 있다는 설이 파다하다. 박 회장은 2008년 부산저축은행그룹의 특수목적법인에 대한 세무조사를 무마하기 위해 국세청에도 로비를 한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 외에 교수출신 박모씨도 눈여겨 보고 있다. 소망교회 신도로 현 정권 주요 인사와 가까운 걸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씨를 통해 부산저축은행 로비자금이 정치권에 유입됐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조만간 소환조사할 걸로 전해졌다.

한편 삼화저축은행의 비리 사건에서 정·관계 로비 의혹의 핵심에 선 것으로 알려진 대주주 이철수씨도 주목할 만하다. 이씨는 신삼길 회장과 공모해 각종 불법대출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 잠적한 이씨는 신출귀몰한 행적을 보여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부장검사 이석환)가 검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춘병ㆍ홍성원 기자@sw927>

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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