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지진 이후, 다국적 IT기업들이 일본을 떠나 부산ㆍ경남지역으로 데이터센터를 이전하고 있다. 부산ㆍ경남 등 동남권 지자체들이 일본내 정보기술(IT) 관련 다국적기업 인터넷테이터센터(IDC)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부 지자체들의 유치성과가 가시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IDC란 기업 및 개인 고객에게 전산ㆍ네트워크 설비를 임대하거나 유지ㆍ보수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며, 습기와 온도, 전력공급 등 주변환경에 민감해 안정성이 높은 지역에 주로 배치한다. 하지만 일본 대지진 당시 피해를 경험했던 다국적 기업들로서는 일본을 대체할만한 사업장이 필요했고, IT가 발달한 한국의 가까운 부산ㆍ경남지역으로 IDC를 이전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세계적 IT기업인 소프트뱅크㈜의 IDC가 최초로 경남 김해로 이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맹곤 경남 김해시장은 30일 “소프트뱅크의 데이터센터를 김해에 유치하게 됐다”며 “일본 소프트뱅크가 대지진 이후 전산 관련 자료를 한국에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안을 KT와 긴밀하게 협의했고, 추진키로 확정했다”고 밝혔다.
소프트뱅크 IDC는 김해에 위치한 KT 연수원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예정이며, KT측은 지난 1994년 지어진 김해시 삼계동 3만6000㎡ 규모의 연수원을 지난 2009년부터 매각을 추진했지만 어렵게되자 이 같은 방안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KT와 소프트뱅크측은 지난달부터 이같은 방안을 적극 모색해 소프트뱅크의 데이터센터를 한국으로 옮기기로 최종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부산시도 최근 일본 기업 및 일본 진출 다국적기업을 대상으로 IDC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25일에는 부산시 관계자들은 일본 도쿄 자인일렉트로닉스㈜에서 일본 반도체벤처협회와 투자유치 지원 및 경제교류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현재 일본의 유명 포털업체를 비롯한 몇몇 기업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산진해경제자유구역청도 최근 일본에 투자유치단을 파견해 구체적인 유치활동에 나서고 있다. 특히 지진이 일어난 후쿠시마지역의 유력한 선박통신업체와 강서구 미음지구내 외국인 전용공단에 입주하는 방안을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돈영 부산시 투자기획본부장은 “대지진 이후 상대적으로 안전한 부산지역에 공장 부지를 물색하는 일본 기업들의 문의가 일부 들어오고 있다”며 “당장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보다는 투자유치를 위한 분위기 조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희 기자/cgnh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