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한국어를 구사해야 하는 아나운서들이 방송에서 불필요한 외국어를 남발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발표한 ‘케이블 텔레비전 토크쇼의 언어사용 실태조사’에 따르면 MBC드라마넷의 토크쇼 ‘미인도’에는 진행자와 초대손님의 발언이나 자막에서 불필요한 외국어가 다수 사용됐다. 이 프로그램은 방현주, 양승은, 나경은 등 MBC 아나운서가 진행을 맡아 ‘아나테이너(아나운서+엔터테이너)’가 전면에 등장한 프로그램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보고서는 방현주 아나운서의 경우 “예스 오아 노(yes or no)”, “리얼 버전(real version)으로 편집 가능합니다”라며 불필요한 영어 표현을 썼다고 지적했다. 나경은 아나운서도 “여기에서 모델 워킹(model walking) 한번 잠깐 볼 수 있을까요?”라며 불필요한 영어표현을 사용했다. 보고서는 지난달 29일 밤 11시15분 방송분을 분석했다.
이날 방송에서 개그맨 진행자인 이영자는 “퀘스천(Guestion)이에요, 아니면 어느 정도 해답을 찾았어요”, “가장 지금 핫(hot)한 생각이 뭔지”, “모델 출신답게 기럭지가 아트(art)입니다” 등으로 불필요한 외국어를 구사했다. 또 자막에서도 “오늘의 메인 MC를 위한 비장의 카드”, “셀프 토크(self talk)”, “댄스머신(dance machine) 출동” 등 외국어가 남발된 사례가 많았다.
보고서는 “시청자들은 아나운서들이 가장 이상적인 한국어를 구사할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언어는 연예인의 언어보다 영향력이 크다”며 “아나운서는 뉴스를 진행할 때가 아니더라도 방송에서 항상 바른말을 사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방현주 아나운서가 나경은 아나운서에게 “왜 이렇게 노안이야?”라며 외모를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는가 하면 이영자는 “김치가 너무 익으셨다”라며 잘못된 높임말을 쓰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는 ‘미인도’ 외에도 QTV의 ‘수미옥’(4월30일 방송)의 경우 ‘베이글녀’, ‘종결자’ 등 통신 유행어를 빌린 자막의 사용이 부적절하며 “근데 모유가 나올 것 같지만 안 나오거든 나이가 있어서”라는 진행자 김수미의 발언이 선정적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밖에 tvN의 ‘현장토크쇼 TAXI’(4월29일 방송)에서는 “계속 오바이트(→구토)를 하더래요”(비표준어 사용), “저분이 이제 곧 환갑을 맞으시잖아요”(비하하는 표현) 등이 잘못된 표현으로 지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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