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유주의적 세계화 속에서 대학과 인문학의 위기상황을 살펴보고 이를 극복해갈 방법으로 사회인문학의 방향과 역할을 모색하는 국제 학술회의가 열린다.
연세대학교 국학연구원 HK사업단(단장 백영서)은 다음달 2~3일 연세대 학술정보관 장기원 국제회의실에서 한국연구재단 후원으로 ‘학문의 위기와 공공지식의 재구성-사회인문학의 자원과 방법론’을 주제로 국제학술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 세미나에서는 ‘공공지식’과 ‘공적 지식인’이라는 핵심어를 화두로, 분과 학문의 폐쇄성에 매몰돼 사회와 절연돼가고 있는 현재의 대학제도와 인문학을 되돌아보고 이의 대안으로 사회변화와 혁신을 추동하는 새 학문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또 사회와 부단히 소통하며 비판과 대안의 모티브를 제공했던 동서양 주요 지식인의 사상과 행보는 물론 공적 책임성을 가졌던 지식인 전통을 비판적으로 환기시킴으로써 새로운 ‘공공적 지식인’ 또는 ‘공공적 지식’의 부활 가능성을 제시한다.
특히 경제적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신자유주의적 세계와의 거센 흐름 속에서 자본의 논리에 포획되고 있는 대학제도와 인문학의 현실을 진단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비판적 지식인들과 사회인문학의 역할을 진지하게 모색한다.
연세대 국학연구원 HK사업단은 “비판적 사유를 생명으로 하는 인문학은 끝없는 자기혁신을 통해 변화된 현실과의 소통 가능성을 추구하려는 노력이 없이는 자신의 존재이유를 확인할 수 없는 학문”이라며 “대학 구성원들과 지식인들은 기존의 학문과 그 방법에 대한 치열한 성찰과 더불어 인간의 삶을 질곡에 빠뜨리는 현실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공해야 하는 이중적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3개 세션 구성=학술회의는 3개 세션으로 구성돼 첫째날인 2일에는 제1부 <신자유주의 시대 대학과 학문의 변동-공공지식, 공적 지식인을 중심으로>, 제2부에서는 <사회인문학의 사례, 방법, 전망>에 대한 주제발표 및 토론이 이어지며, 3일에는 제3부 <사회인문학의 자원과 갈래>에 대한 주제발표 및 토론이 전개된다.
신자유주의 시대 대학과 학문의 변동을 되짚고 구체적인 실천 방법론을 모색하는 1부에서는 인도 델리 발전사회연구 민주주의센터의 아리프 딜릭이 <초국가화와 대학: 전지구적 근대성의 시각>을 주제로, 연세대 박명림 교수가 <지식의 인간성, 학문의 사회성, 교육의 공공성>을 주제로 각각 발표를 한다. 중국 화동사범대의 쉬지린(許紀霖) 교수는 <최근 10년 중국 공공지식인과 지식사회>를 주제로, 일본 오오사카 시립대의 토미야마 이치로 교수가 <공공지식인과 연대를 위한 지식: 생성과정의 공유에 대하여>를 주제로 각각 발표하고 패널들과 토론할 계획이다.
비판성과 공공성을 회복할 사회인문학의 구체적 사례와 방법론을 모색하는 2부에서는 미국 빙햄터대 브로델센터의 리차드 리 소장이 <역사하회과학의 출현과 방법론>을 주제로 발표한다. 성공회대의 고병헌 교수는 <학문의 운동화, 운동의 학문화>를 주제로, 일본 간사이대의 쿠사고 다카요시 교수는 <행복추구를 가능하게 하는 지역사회의 창조>를 주제로 각각 논문을 발표하고 패널들과 토론한다.
리처드 소장은 특히 이번 주제 발표를 통해 지금이 세계체제 이행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세계체제의 한 구성요소였던 지식체계 자체도 근본적인 전환기에 들어섰다며, 그 대안적 지식모델로 ‘역사사회과학’의 구체적 방법론을 제시할 계획이다.
동아시아 3국과 유럽의 대표 지식인 사례를 돌아보고 한국 지식인의 새로운 가능성을 모색하는 3부에서는 이화여대 이규성 교수가 <함석헌과 박종홍, ’사상의 혁명’과 ’현실성의 창조’>, 조경란 연세대 교수가 <루쉰과 후스, 세계를 읽는 법>을 각각 발표한다. 또 중국사회과학원의 쑨거(孫歌)가 <다케우치 요시미와 마루야마 마사오>, 연세대 박영도 교수가 <아렌트, 하버마스, 성찰적 공공성>을 주제로 각각 연구 결과를 발표하고 패널들과 토론한다.
이해준 기자/hjle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