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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망 훈련병이 국방의학원법 살려..軍의료개선 ‘탄력’
뇌수막염을 앓던 노모(23) 훈련병 사망 사건으로 허술한 군 의료체계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사실상 폐기됐던 ‘국방의학원 설립에 관한 법률안(이하 국방의학원법)’이 되살아났다.

원유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1일 “장기 군의관의 확보를 핵심 내용으로 하는 국방의학원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국방위를 운영하겠다”며 “이달 중 공청회를 열어 국방의학원법을 재논의하겠다”고 밝혔다. 법안을 대표 발의한 박진 의원은 “부실한 군 의료체계로 우리 장병들이 생명을 위협받는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국방의학원법안을 재추진해 6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국방의학원이 설립되면 매년 40명씩 장기 군의관이 배출되고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면 현재 4%에 불과한 장기 군의관의 비율이 40%까지 늘어난다. 또 민간 병원에서는 연구하기 어려운 생화학 테러 연구나 화생방전 대비 전문인력 양성 등 군의 특수 의료분야 능력도 강화될 전망이다.

군 의료체계를 개선하고자 2009년 여야 국회의원 91명이 발의한 국방의학원법안에 따르면 연간 40명의 장기근무 군의관을 배출하게되는 국방의학원의 총 사업비는 2400억원으로 책정됐으며 졸업생은 5년간 국방의학원에서 수련한 다음 군 병원 등 군의료기관에서 근무해야 한다.

국방의학원법안은 군 의료의 근본적인 문제가 장기 군의관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점 때문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됐다. 국방위 자료에 따르면 현재 근무 중인 군의관 2184명 가운데 기근무 군의관은 약 4.2%인 91명에 불과하다. 나머지 95.8%는 임상경험이 부족한 단기 군의관으로 채워졌다. 갓 의대를 졸업한 단기 군의관의 진료 능력은 장기 군의관이나 민간 병원 의사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고 군 의료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국방의학원법은 의사의 과잉공급으로 의료시장이 과열될 것이라는 의료계의 거센 반발에 부딪혀 국회에서 표류했다. 의사 단체들은 장기 군의관이 부족한 이유가 군의관의 근무환경과 처우가 좋지 않기 때문이라며 국방의학원에 쓸 예산을 군의관 처우를 개선하는데 사용하면 우수 장기 군의관을 확보할 수 있고 예산도 절약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쳤다. 결국 의료계의 반발에 부담을 느낀 국방부는 지난 3월 국방의학원을 포기하고 기존 의대에서 매년 13명씩 장기복무 군의관을 확보하겠다고 물러서면서 법안은 사실상 폐기됐었다.

<김대우 기자@dewkim2>dew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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