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민주당 원내대표가 저축은행 비리의 핵심에 정진석 청와대 정무수석과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회장(구속)이 있다며 연일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박 전 대표가 제기하는 의혹의 핵심에는 신 회장이 삼화를 인수하고, 증자하는 과정에서 동원된 불분명한 자금의 경로다.
1일 박 전 원내대표는 헤럴드경제와의 전화통화 및 라디오 방송 인터뷰에서 “청와대 다른 분(권재진. 김두우)들은 (의혹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핵심은 정 수석과 신 회장”이라고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삼화저축은행이 부실화되자 신 회장이 부산저축은행에서 돈을 갖다(넣고) 삼화를 먹었다”고 폭로했다. 이는 신 회장이 삼화 저축은행을 인수하고 자본확충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조달한 자금의 출처에 대한 직접적 의혹 제기다. 삼화저축은행의 전 사외이사였고 신 회장과 관계가 깊은 것으로 알려진 정 수석이 모종의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박 전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금융당국은 신 회장이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할 당시와 삼화저축은행의 부실이 심화됐을 때 증자에 쓰인 자금의 출처를 확인하지 못했다.
신 회장이 자금을 동원한 때는 크게 두 시점으로 나뉜다.
먼저 신 회장은 2004년 하반기 삼화저축은행을 인수했다. 당시 삼화저축은행의 대주주는 IBC&파트너스라는 특수법인(SPC)였는데 이를 신 회장이 인수를 하며 사실상 삼화저축은행의 대주주로 올라선 것이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당시 간접인수에 대한 특별한 규제 혹은 승인절차가 없었기 때문에 신 회장이 어떤 돈으로 지분을 인수했는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신 회장은 또 2009년과 2010년 두차례 걸쳐 모두 160억원을 부실이 심화된 삼화저축은행에 증자자금으로 부었다. 규정상 기존 대주주가 증자하는 자금에 대해서는 금융당국에 출처를 소명할 필요가 없다. 때문에 신 회장이 당시 증자한 자금이 어디서 조성된 것인지 여전히 불투명하다.
결국 박 전 원내대표가 의혹을 제기한 것은 이 두시점에 신 회장이 무슨 돈으로 삼화저축은행에 돈을 부었으며, 이 과정에서 정 수석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해서다. 정 수석은 2004년 당시엔 총선에서 낙선해 백수로 지낼 때라며 신 회장의 삼화저축은행 인수 등에 대해 어떤 관여도 하지 않았다고 응답한 상태다.
박 전 원내대표도 정 수석과 신 회장이 골프장, 청담동 한정식집, 역삼동 고깃집 등에서 회동을 한 사실들을 언급하며 로비 가능성을 제기했지만 신 회장의 자금 조달 등에 대해서는 “검찰이 수사를 해야할 부분”이라며 말을 아꼈다.
<박정민 기자@wb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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