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임ㆍ횡령 등의 혐의로 3일 검찰 소환을 앞두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비자금 규모가 200억~300억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수사 초기 알려진 수십억원대보다 크게 늘어난 규모다.
검찰은 금호석화가 조성한 ‘수상한 돈’의 규모가 3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으나, 이 중엔 박찬구 회장이 배임·횡령한 돈도 들어 있어 비자금 자체는 300억원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를 진행 중인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수사 초기 알려진 것과 비자금 규모나 조성 방법이 다소 차이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수사가 90%가량 진행된 막바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다만 금호석화가 비자금을 정·관계 로비에 쓴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비자금의 금호아시아나와의 연계 가능성에 대해서도 부정하자는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금호석유화학도 (비자금 조성ㆍ관리 가능한) 충분히 큰 회사”라면서도 “아직 단서는 잡지 못했지만 가능성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금호석화가 계열사 또는 협력사와 거래하면서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잡고 지난 4월 1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금호석화 본사 사옥과 금호석화 거래처 4곳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그동안 금호석화 계열사와 협력업체 임원 및 실무자를 소환해 비자금 조성 혐의를 조사했으며, 3일 박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로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박 회장은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그룹 주요 계열사 팀장 50여명을 모아놓고 자신이 쓴 메모를 직접 보여주며 결백을 강조하는 등 그동안 비자금 조성 혐의를 부인해 왔다.
황혜진 기자/hhj6386@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