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금 만들지 않았다. 검찰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
3일 오전 9시45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 혐의(배임ㆍ횡령 등)로 서울 남부지방검찰청에 피의자신분으로 소환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강하게 비자금 조성 혐의를 부인했다.
지친 표정으로 검찰에 출두한 박찬구 회장은 “비자금을 조성하지 않았다”며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를 강하게 부인했다.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금호산업 주식을 매각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검찰에서 답하겠다”며 직답을 피했다.
이어 그는 “금호아시아나도 이번 사건에 연계됐다고 생각한다. 검찰에서 모든 걸 밝히겠다”며 비장한 표정으로 검찰 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검찰은 박 회장의 불법비자금조성혐의를 상당 부분 포착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박찬구 회장의 불법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상당부분 수사를 마친 상태”라면서 “마지막으로 당사자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박 회장을 소환한 것”이라고 말했다.
수백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3일 오전 굳은 표정으로 서울남부지검에 들어서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 |
검찰은 박 회장을 상대로 정확한 비자금의 규모와 조성 방법,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매각 혐의 등을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차명계좌를 통해 300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혐의를 추궁하는 한편, 비자금이 발견된 차명계좌가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차명계좌인 만큼 금호아시아나와의 연계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박 회장은 계열사 및 협력업체와 거래하면서 거래 장부를 조작해 비자금을 조성하고 2009년 6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금호산업 지분을 전량 매각해 100억원 이상의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박 회장의 소환에 앞서 지난 4월 12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의 금호석화 본사 사옥과 금호석화 거래처 4곳을 압수수색했으며 금호석화 계열사와 협력업체 임원 및 실무자도 소환해 박 회장의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한 조사도 마쳤다.
황혜진 기자/hhj6386@